2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음식점 앞에 고친 흔적이 남은 음식 가격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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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빵ㆍ과자 등 가공식품 값이 잇달아 오르더니 햄버거ㆍ치킨 등 주요 외식 품목 가격도 줄지어 뛰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먹거리 물가의 고공행진이 멈출 줄 모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는 내달 3일부터 소비자 권장가격을 제품에 따라 많으면 3,000원까지 올려 받을 예정이다. 대표 메뉴 ‘허니콤보’는 가격이 2만 원에서 2만3,000원이 되는데, 배달료(3,000~6,000원)까지 감안하면 배달 치킨 한 마리를 먹기 위해 소비자가 3만 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치르게 된 셈이다.
경주는 시작됐다. 경쟁업체인 BBQ와 bhc치킨은 아직 가격 인상 검토 전이라는 입장이지만, 2021년 11월 교촌이 치고 나간 뒤 bhc가 12월, BBQ가 이듬해 5월 가격 인상 레이스에 합류한 바 있다.
치킨은 후발이다. 버거 업계 가격 조정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지난달 맥도날드와 롯데리아가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5.4%, 5.1% 각각 인상한 데 이어, 버거킹도 이달 10일부터 일부 제품 값을 평균 2% 올렸다. 이에 버거킹 대표 메뉴 와퍼는 6,900원에서 7,100원이 됐다. 작년 1월 가격이 6,100원이었던 만큼, 1년여 만에 16.4%나 가격이 뛴 것이다.
서울 식당의 냉면과 비빔밥은 1만 원대로 올라섰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냉면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7.3% 오른 1만692원이었고 비빔밥은 8.7% 오른 1만115원이었다.
외식만이 아니다. 가공식품 가격도 최근 줄줄이 올랐다. 지난달 만두 등 냉동제품(롯데제과)과 빵(SPC삼립ㆍ파리바게뜨), 시리얼(농심켈로그), 생수(제주삼다수) 등의 가격은 10% 안팎 인상됐다. 이달 들어서는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 롯데제과 등에서 나온 아이스크림의 편의점 가격이 200~300원 올라 1,500~2,200원이 됐다.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평균치를 웃돈 지는 2년이 다 돼 간다. 6일 통계청이 공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전년 대비 상승률은 가공식품이 10.4%, 외식은 7.5%로 소비자물가 상승률(4.8%)을 상회했다. 두 부문이 평균을 능가한 것은 가공식품이 2021년 12월부터 15개월, 외식이 같은 해 6월부터 21개월 연속이다.
정부가 특히 신경 쓰는 것은 외식 물가다. 서비스 물가 특성상 일단 올라가면 쉽게 내려오지 않는 데다 내수를 위축시킬 수 있어서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과 전쟁이 맞물리면서 식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고 코로나가 누그러지며 외식 수요까지 팽창하는 바람에 좀체 잡히지 않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 요인 중 하나인 가공식품 가격부터 우선 안정시키려 정부가 업계에 인상 자제를 주문하고 있지만, 업계는 난색이다.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원자재 비용과 인건비가 아직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종=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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