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비비테크의 주가 급등은 여의도 증권가에서 기업가치를 가장 잘 선별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모펀드(PEF)와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이들은 에스비비테크 주가가 급등하기 전인 지난 1월 1주당 2만원 안팎에 수만 주에서, 많게는 수십만 주를 팔았다.
지난해 10월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에스비비테크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상장기념패 전달 후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왼쪽부터)과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송무현 송현그룹 회장, 류재완 에스비비테크 대표이사, 강성범 미래에셋증권 부사장, 라성채 한국IR협의회 부회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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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에스비비테크는 전날보다 10.79%(8500원) 오른 8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에는 9만5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에스비비테크는 지난해 10월 17일 공모가 1만2400원으로 상장했는데 종가 기준으로 보면 상장 5개월여 만에 공모가의 7배 넘게 주가가 올랐다. 주가는 1월 25일까지만 해도 2만원대에 머물렀지만, 1월 26일 장중 3만1850원까지 급등하며 처음 3만원대를 넘어서더니 이후 천정부지로 급등했다.
이 회사의 재무적투자자(FI)로 2대 주주였던 어센트프라이빗에쿼티(옛 ACPC PE)는 상장 당시 142만3675주(지분율 23.9%)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주가가 오르기 전인 1월 17일 보유 지분의 절반가량인 71만1837주를 시간 외 매매를 통해 매도했다. 상장 후 3개월간의 보호예수가 끝나자마자 지분을 판 것이다. 어센트프라이빗에쿼티는 에스비비테크를 1주당 2만1131원에 팔았다. 상장 당시 구주매출로 공모가에 60만주를 팔았고 1월 17일 다시 지분을 줄였기 때문에 현재 보유 지분은 71만1838주(11.5%)다.
상장 주관사였던 미래에셋증권도 헐값에 에스비비테크 주식을 매도했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는 상장주선인(주관사)이 일정 규모의 지분을 의무적으로 인수하도록 하고 있어 미래에셋도 에스비비테크 주식 5만4000주를 공모가인 1주당 1만2400원에 인수했다. 총인수자금은 6억6960만원이다.
미래에셋도 3개월의 보호예수가 풀린 1월 중 이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매도 시점을 정확하게 공개할 수는 없지만, 1월 중 전량 매도해 지금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상장 주관사가 의무적으로 받은 주식은 보호예수 해제일 이후 짧은 기한 내에 매도하는 관행이 있기 때문에 미래에셋도 1월 17일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주식을 매도했을 것으로 보인다. 1월 17일 종가는 2만2950원이었다. 어센트프라이빗에쿼티와 미래에셋이 주식을 매도한 후 2달여만에 주가는 4배가량 올랐다. 미래에셋이 현재까지 에스비비테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현재 가치는 47억1420만원(23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그래픽=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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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비테크 주가 급등은 시장 투자자들의 관심이 로봇 관련주로 쏠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월부터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지분투자를 했는데 이 때문에 현대차, 한화 등 다른 대기업들도 로봇 관련 기업에 투자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고 관련 기업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에스비비테크는 현대차의 지분투자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이와 관련돼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허정환 현대차 부사장은 에스비비테크와 관련 “전혀 지분투자에 관해서 이야기가 나온 것이 없고 결정된 게 없다”라고 말했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는 “대기업 지분투자 가능성과 로봇 산업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에스비비테크의 주가가 과열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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