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장' 스페인 총리, 시진핑과 '우크라 평화중재안' 논의(종합)

30∼31일 중국 국빈방문…최근 제안 직접 점검할 계획

"러 유엔헌장 위반 지적…'우크라가 평화조건 정한다' 방침 통보"

2018년 마드리드에서 만난 산체스 총리(왼쪽)와 시진핑 주석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서울=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전명훈 기자 =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이달 30∼31일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등을 논의한다고 스페인 정부가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 후 취재진에게 정상회담 일정을 공개하고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평화와 관련해 어떤 입장인지 직접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는 "또한 평화가 언제 도래할지, 그 논의를 시작할 조건은 우크라이나 스스로가 정해야 한다는 점을 (시 주석에게) 이야기해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인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 입장'을 공개했다. 12개 항으로 된 일종의 평화 중재안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직접 대화와 휴전 등을 촉구했다.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를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이 중재안을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핵심 원칙으로 언급했다.

이 중재안에 대해 서방은 냉담한 반응이다.

일단 러시아의 철군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불법 점령을 인정해 주게 된다는 것이 비판의 골자다.

G20에서 만난 산체스 총리와 시진핑 주석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중재안에 대한 서방의 비판이 커진 상황에서 산체스 총리는 서방 주요 국가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시 주석과 중재안을 논의하게 된다.

스페인은 특히 올 하반기, 6개월 단위로 돌아가는 유럽연합(EU) 이사회 순환 의장국 자리를 맡을 예정이어서 외교적 영향력이 평소보다 크다.

뉴욕타임스(NYT)는 스페인이 그동안 외교적 영향력 확대를 노려왔다고 전했다.

산체스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3일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무조건적 지지를 약속한 바 있다.

산체스 총리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근본적인 것은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국제사회에서 보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엔헌장을 준수해야 한다"며 "유엔헌장의 근본 원칙 중 하나가 영토 자주권 존중이다. 이번 사례(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자주권을 존중해야 하는데, 현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의해 침해당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산체스 총리와 시 주석의 만남은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산체스 총리는 중국 방문 첫날인 30일 하이난(海南)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하고 이틀째인 31일 베이징(北京)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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