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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알짜배기 지식재산]"중국 진출 어렵지 않다…OO만 갖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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⑭中시장 안착 돕는 '페클로딘'

브랜드 지키고 가품 유통 차단

"중국 소비자, 성분·효능 살핀다"

韓 영유아제품 1위할 만큼 인기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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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불리 중국에 진출했다가 만신창이가 되는 기업을 여럿 봤습니다. 수익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브랜드 보호가 이뤄지지 않은 것입니다."

2019년 설립된 '페클로딘'은 우리 기업이 중국 온라인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유통·판매 전략을 세우고 지식재산(IP)을 관리해준다. 베이징대학교에서 법을 공부하던 최형원 페클로딘 대표(사진)는 중국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위조품 문제로 속만 썩다가 중국 시장을 포기하거나, 중국인에게 이용만 당하고 내팽개쳐진 사례도 봤다"고 했다. 휴학을 하고 한국 패션기업의 온라인 유통을 도와주는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중국의 무신사'를 꿈꾸며 한국의 패션 브랜드 10여개를 중국 시장에 알린 게 시작이었다. 이제는 패션뿐 아니라 화장품, 영유아용품,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영역의 100여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대기업 일부 계열사의 중국 진출 업무도 맡았다. 중국 내에선 타오바오, 티몰 글로벌 등 알리바바 그룹의 커머스 플랫폼뿐만 아니라 라이브 커머스 운영사, 광고사, 법률 로펌 등과 협력하고 있다.

페클로딘이 다른 에이전시들과 다른 점은 IP 보호에 특화돼있다는 것이다. 그는 화장품 회사이자 코스피 상장기업인 J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중국에서 J사의 상품은 가격이 무너져버렸다. 온라인상에 검색해보면 동일한 상품의 가격이 5000원부터 2만원대까지 10여개가 뜬다. '이것을 가격이 무너졌다'고 말한다. 위조품이 마구잡이로 유통되면서 무엇이 정품이고 정가가 얼마인지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10여년 전 중국 보따리 상인들이 한국 상품을 대량으로 구입해가는 관행이 있었고, 우리 기업 역시 수익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브랜드가 제대로 보호되지 않았다. 그는 "계약을 맺기 전에 위조품이 유통되고 있진 않은지, 상표가 선점되진 않았는지 지식재산권을 모니터링한다"면서 "중국에서 가짜 브랜드가 활동하고 있으면 경고장을 보내고 법적 대응을 준비한 다음에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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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클로딘의 주요 고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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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중국에 기업을 진출시키는 작업을 '아이를 키우는 일'에 비유했다. 그만큼 전방위적으로 세심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이제 중국인들은 단순히 한국의 유명 광고모델이나 K(케이) 마크에 열광하지 않는다"며 "제품의 성분과 효능을 살피고 질을 따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영유아 제품의 경우 깐깐한 한국 엄마들에 대한 인식과 상품 경쟁력이 뒷받침되면서 코스닥 상장사이자 유아 전문기업인 M사의 섬유유연제 제품이 중국에서 1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화장품 산업은 부침을 겪었다. 최 대표는 "가성비를 내세웠던 저가 브랜드는 쇠퇴하고 고급 브랜드만 살아남았다"며 "싸고 질 좋은 중국산 화장품이 많이 나오면서 한국 제품을 따라잡은 것"이라고 했다. 2017년 중국에 혜성같이 등장한 뷰티 브랜드 '퍼펙트 다이어리'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등극에 이어 설립 4년 만에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내수 시장이 협소한 우리 기업에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최 대표는 "중국의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절 기간 사흘 동안의 매출이 동남아 국가 1년 전자상거래 매출에 비견될 정도로 크다"고 말했다. 중국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알리바바 그룹의 시가총액은 280조원으로 카카오의 10배에 달할 정도다. 그는 "중국 시장이 낯설더라도 이해하는 연습을 하길 바란다"면서 "이해를 기반으로 소통해야 브랜드를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페클로딘은 오는 29일 JK특허법률사무소와 공동으로 중소기업인을 위한 중국 시장 진출 세미나를 열고, 무료 상담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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