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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모르는 수학 문제 3초만에 “아하!”… 베트남 학생만 400만명이 쓰는 한국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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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뛰는 스타트업] [9] 글로벌 교육앱 ‘콴다’ 이용재 대표

조선일보

서울 강남구 매스프레소 사무실에서 수학 문제가 적힌 창문 앞에 선 이용재 대표. 그가 손에 든 태블릿PC로 창문에 적힌 문제를 찍자 AI가 이미지를 자동으로 분석해 3~4초 만에 정답과 풀이를 화면에 내놓았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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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 매스프레소가 만든 교육 플랫폼 ‘콴다’는 베트남 수험생들 사이에서 ‘필수 앱’으로 통한다. 현지 월간 사용자가 400만명에 이른다. 콴다는 모르는 수학·과학 등 수험문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올리면, AI(인공지능)가 이를 자동으로 분석해 단 3~4초 만에 정답과 풀이를 제공한다.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반의 이미지 인식 기술과 52억건 넘게 쌓인 문제 데이터베이스 덕분이다. 이 플랫폼에는 전 세계 사용자들이 초당 110건씩 문제를 올리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매스프레소 사무실에서 만난 이용재(31) 대표는 “출시 8년 차인 콴다는 영어·일본어·스페인어·베트남어·포르투갈어·태국어·한국어 등 7개 언어로 서비스하고 50여 국가에서 사용 중”이라며 “일간 실제 사용자는 150만명이며 해외 이용자 비율이 80~85%”라고 말했다.

콴다가 출발부터 AI가 접목된 서비스였던 건 아니다. 2016년 1월 당시 대학생이었던 네 창업자가 처음 내놓은 서비스는 학생들이 모르는 수학·과학 문제를 앱에 올리면 대학생 멘토가 건당 몇 백원씩 보수를 받고 답과 상세한 풀이를 알려주는 형태였다. 하지만 유사한 기능의 앱이 수십 개 나오면서 출혈 경쟁이 벌어졌다.

이 대표는 “변화의 계기는 2016년 3월 있었던 구글의 바둑 AI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50㎡(약 15평) 남짓한 반지하 사무실에서 창업 멤버들은 다섯 번의 대국을 모두 지켜봤다. 인천과학고 출신인 이들은 구글의 알파고 논문을 읽으며 집중적으로 AI를 공부했고, 1년여 만에 AI 이미지 분석·문제 검색 기능을 개발했다. 이용재 대표는 서울대 전기과 재학 중이었고, 다른 창업자들도 서울대·연세대·한양대 공대 재학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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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9일 인공지능(AI) 기반 학습 플랫폼 콴다를 운영하는 매스프레소의 이용재 대표가 서울 강남구 매스프레소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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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문제마다 온라인 강의 영상을 제작해 유료 회원에겐 15분가량 짧은 문제 풀이와 원리 설명 강의도 제공한다”며 “창업 초기엔 대학생 멘토가 문제를 풀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면, 이젠 AI가 수많은 문제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수학문제 사진을 찍어 올리면 수초 안에 맞춤 풀이를 제공하는 수준으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 과정에선 우여곡절도 많았다. 2018년 일본 진출 초기엔 문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대학생을 모집하러 도쿄대 수학 동아리를 무작정 찾아가기도 했다. 2019년 베트남 진출 땐 손글씨 때문에 애를 먹었다. PC·학습지 보급이 더딘 베트남에선 학생들이 교사가 칠판에 써준 숙제를 푸는 방식으로 공부하는데, 교사마다 각각 다른 글씨체를 인식하기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이 대표는 “엄청나게 많은 손글씨를 학습시켜 현재는 손으로 그린 도형·그래프 문제도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스프레소의 매출은 약 100억원으로, 1년 만에 5배로 늘었다. 콴다의 글로벌 확장 속도와 기술력을 눈여겨본 구글은 2021년 콴다에 지분투자를 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에선 미국의 고등학생이 올린 문제를 인도의 명문 공대생이 풀어주고, 스페인 중학생이 올린 수학 문제를 페루 수학 선생님이 푸는 글로벌 매칭도 가능하다”며 “교육과 기술을 접목한 글로벌 스타트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임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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