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동부 격전지인 바흐무트 인근에서 155mm 포탄을 준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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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앞으로 1년에 걸쳐 우크라이나에 155mm 포탄 100만발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한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장관은 20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국방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을 갖고 “EU 외교·국방장관들은 우크라이나에 155mm 포탄 100만발을 보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100만발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현재까지 EU 회원국들이 지원한 누적 탄약 규모(약 35만발)의 3배에 육박한다.
탄약 지원에 필요한 자금은 총 20억 유로(약 2조 8000억원)로 EU 회원국 공동 기금인 유럽평화기금(EPF)에서 조달한다. 이중 10억 유로는 기존의 탄약 재고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회원국에 지원하고, 나머지 10억 유로는 공동 구매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EU 회원국들은 우선 각국의 기존 탄약 재고 및 계약 체결 물량을 5월 말까지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EPF가 탄약 구매 대금 전액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며, 구매 대금의 일부를 보상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보상 비율은 추가 회의를 통해 확정한다.
공동구매는 유럽방위청(EDA)의 주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EU 회원국 17국과 EU 비회원국인 노르웨이 등 18국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리 셰디비 EDA 대표는 “EDA는 모든 회원국이 참여할 수 있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프로젝트를 만들었다”면서 “이번 주 안에 다른 국가들이 추가로 합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DA 주도 사업과 별개로 EU 회원국 3국 이상이 그룹을 이뤄 공동구매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로 이미 유럽 역내 방산업계의 생산 역량이 한계에 달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EU 외교·국방장관들은 합의안에서 EU 집행위에 유럽 방산업계 역량 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EU 추정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군이 하루에 발사한 포탄은 2만~5만발에 달하는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4000~7000발에 불과했다.
이날 합의 내용은 23~24일 열릴 EU 정상회의의 승인을 거쳐 본격 시행된다. EU 관계자는 EU 정상회의에서 탄약 지원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이날 EU 합의에 대해 “판도를 바꿀 결정”이라면서 “신속한 탄약 전달과 지속적인 공동 구매가 필요하다”고 했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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