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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SVB 파산에 유가·나프타값 하락 지속? 업계, 수요 감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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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유·석유화학 공장이 밀집해 있는 울산 국가산업단지. 울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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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유에스비(USB)가 크레디트스위스(CS) 은행을 인수하는 등 대형 이벤트들이 잇따르며 글로벌 금융위기 서막이 열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제 유가와 석유화학 제품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맞춰 수익성 개선을 기대해온 석유화학 업계는 금융불안에 따른 경기둔화 심화로 제품 수요가 더 줄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0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을 보면, 지난 17일 기준 미국 서부 텍사스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66.74달러로 떨어졌다. 지난 15일 67.61달러로 15개월 만에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는데, 이후에도 계속 내려가는 중이다. 17일 기준 두바이유는 74.84달러, 브렌트유는 72.97달러를 기록했다.

나프타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배럴당 74.33달러였던 나프타 가격은 16일에는 67.99달러로 떨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지난해 3월 배럴당 120달러선까지 올랐으나 1년 만에 절반으로 떨어졌다.

일시적 급락에 그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키움증권은 “국제 유가가 미국 사태와 유동성 위기 등에서 촉발된 금융 불안으로 일시적으로는 큰 폭 하락했지만,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주요 산유국 회동으로 공급 축소 기대가 높아졌다”며 “원유시장 내 과잉 공급 우려를 일부 완화시켜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경기둔화 심화에 따른 수요 감소 상황을 더 우려한다. 보통 유가와 나프타 가격이 떨어지면, 석유화학 업계에선 에틸렌 등 기초유분의 원료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어 수익성이 높아지지만, 전반적인 수요가 줄면 총 수익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와 글로벌 수요 감소로 최근까지 적자가 이어지다 이달 들어 적자를 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기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망세가 이어지는 지금 가장 우려되는 것은 수요 감소”라고 말했다.

중국의 리오프닝에 맞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미루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 19일 삼성증권은 “역내 엔시시(NCC) 업체들의 4월 가동률 하향 연장이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엔시시 설비는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 등 주요 기초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로, 엔시시 가동률은 석유화학 업계의 시황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에너지 계열사가 있는 한 대기업 임원은 “첨단소재를 포함해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낫지만, 섬유·플라스틱 등 전통 석유화학 회사들은 지난해 내내 수익이 좋지 않았는데, 이럴 경우 계속 회복이 늦어지게 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의 파장을 면밀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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