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
"수출부진이 둔화판단 결정적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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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달에 이어 최근 경기가 둔화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상반기에 물가가 잡히면 하반기에 성장할 수 있다는 계획대로 흘러가는 모습이지만, 수출이 부진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불안요인도 여전히 남아있어서다.
기획재정부는 17일 ‘3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을 발표하고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된 가운데 내수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제조업 기업심리 위축 등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경기둔화는 지난해 6월 그린북에서 ‘우려’라는 표현과 함께 처음 쓰였다. 그러다 올 1월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됐다고 진단했고, 2월에는 경기흐름이 ‘둔화’됐다고 언급했다. 이번에는 지난달에 이어 경기둔화가 같은 수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7월 6.3%까지 올랐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4.8%로 10개월 만에 4%대로 내려앉았다. 아직 고물가이긴 하지만 전월 5.2%에서 한 달 만에 0.4%포인트 하락했다. 국제유가 안정으로 석유류 가격도 안정세를 되찾았고, 대규모 할인행사로 소·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이 하락했다.
물가지표의 개선에도 경기둔화 진단을 유지한 건 부진한 수출과 최악의 무역수지 적자 탓이다. 지난달 수출액은 5개월 연속 줄어 501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나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1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무역수지는 227억7500만달러 적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가량 많고, 2022년 전체 무역적자의 절반 수준이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둔화를 진단한 건 수출부진이 결정적 요인이었다”면서 “중국 리오프닝 효과로 인한 수출반등이 나타나기 전까지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조심스럽지만 하반기 반도체 부문과 글로벌 경기 여건이 개선되면서 한국도 그에 따른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완만한 내수회복 속도도 경기둔화 판단에 영향을 끼쳤다. 올 초 내구재와, 준내구재, 비내구재 판매가 모두 감소하면서 1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2.1% 쪼그라들었다. 지난달에는 국산승용차 내수판매량과 백화점 매출 등이 증가했음에도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 90.7에서 90.2로 하락했다.
고용시장 역시 얼어붙었다. 2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대비 31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가폭은 9개월 연속 축소되는 중이다. 특히 15~29세 이하 청년층 취업자가 전년 대비 12만5000명 감소했다. 14만2000명이 줄었던 2021년 2월 이후 가장 많이 감소했다.
대외부문에서는 금융불안과 하방위험이 교차해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미국 경제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불안요인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8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지만, 근원물가가 전월대비 0.5%로 시장예상치(0.4%)를 상회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최근에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는 등의 리스크도 발생해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아직 제한적이라고 봤다. 올해 실물지표가 대체로 회복세를 보이지만 내수·서비스 중심에 머무르고 있어서다. 이승한 과장은 “중국의 해외관광객 수도 늘고 있고 서비스업 활발한 모습인데 산업생산은 그에 못 미치고 있다”며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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