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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취업과 일자리

취업자 증가폭 2년 만 최소…60세 이상 제외하면 1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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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2년 만에 가장 적게 늘었다. 고용시장이 빠르게 둔화하고 있지만 취업자 감소로 돌아서지 않은 건 고령층 취업이 늘어서다. 60세 이상을 제외하면 ‘고용 한파’는 현재 진행형이다.



31만명 증가로 둔화…끝 아니다



중앙일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1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만2000명(1.1%) 늘었다. 2021년 2월 이후 증가 인원이 가장 적었다. 전년 대비 취업자 수는 지난해 5월(93만5000명) 이후 9개월째 줄고 있다. 올해 들어 둔화세가 더 뚜렷해졌다. 지난 1월엔 41만1000명이 증가했는데 지난달 30만명대로 꺾였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41.5% 감소하는 등 경기가 식어가고 있어서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란 전망이 나오는 등 당장 상황이 나아지긴 어렵다. 이 때문에 전년 대비 취업자 수 변동폭이 곧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둔화한 건 경기 (둔화) 영향권에 조금씩 들어오는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청년 12만명 감소, 고령 41만명 증가



청년 고용시장엔 경기 둔화 영향이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15~29세 이상 취업자는 385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5000명 줄었다. 20대로 좁혀보면 9만4000명 감소다. 같은 기간 40대에서도 7만7000명 줄었다.

반면 60세 이상은 1년 전보다 41만3000명의 취업자가 증가했다. 60세 이상 고령층을 제외한 다른 연령대에서 10만명의 취업자가 줄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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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청년 취업자 수가 감소한 데는 인구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지만, 단순히 인구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지표 변화가 보였다. 지난 2월 15~29세 고용률이 45.5%로 지난해 같은 달(45.9%)보다 0.4%포인트 줄었다. 숫자뿐 아니라 비율도 감소한 것인데 고용률 하락은 전 연령대에서 청년층이 유일하다. 청년층 고용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도 24개월 만에 처음이다.



반도체 부진에 제조업 일자리 줄어



중앙일보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청년층 구직자가 일자리 정보를 검색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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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로 보면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고 상용근로자가 많은 제조업에서 2개월 연속으로 취업자가 감소했다. 대기업 근로자가 많은 제조업은 양질의 일자리로 꼽힌다. 반도체 수출 부진 여파로 2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만7000명 줄었다. 건설, 도‧소매, 운수‧창고업 등도 모두 전년보다 취업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취업자 17만6000명이 늘었다. 증가 폭은 크게 줄었다고 해도 30만명대의 취업자 증가를 기록한 데는 서비스업에서의 취업 증가가 결정적이었다. 문제는 고금리‧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소비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내수가 꺾이면서 서비스업 매출 감소로 인한 고용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지속된 서비스업 일자리 증가세가 꺾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8월 이후 1월까지 5% 감소하는 등 내수 시장엔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서비스업 경기가 본격적으로 어려워지면 취업자 증가 폭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가 먼저 안 좋아진 뒤에 고용 악화가 따라오는 게 일반적인 만큼 3월 이후 고용 상황이 더 안 좋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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