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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해외여행은 단체로, 여가는 홀로... 오락 물가 14년 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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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등 공급 요인 있지만, 수요가 견인"
한국일보

7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항공기 탑승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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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오락ㆍ문화 물가가 14년여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코로나19 진정세와 함께 폭발한 해외여행과 팬데믹(대유행) 기간 늘어난 비대면 소비가 시기적으로 맞물리며 빚어진 결과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월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 중 오락ㆍ문화 물가지수는 105.86(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상승했다. 2008년 12월(4.6%) 이후 1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오락ㆍ문화 물가는 악기와 헬스기구, 장난감, 레저용품, 서적, 반려동물용품, 수영장 이용료, 골프장 이용료, 영화 관람료, 온라인 콘텐츠 이용료, 단체여행비 등의 가격에 가중치를 반영해 산출한다.

오락ㆍ문화 물가는 ‘코로나 거리 두기’가 본격화한 2019년 4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1년 반 넘게 내리막을 걸었다. 그러다 감염병 기세가 다소 누그러진 같은 해 12월 반등했다. 지난해 2월까지는 상승률이 0~1%대로 미미했지만 3월 들어 2%대를 회복하더니 점차 오름폭이 가팔라졌다.

상승 견인차는 무엇보다 지난달 9.3% 오른 단체여행이다. 특히 해외 단체여행비(13.3%)가 작년 12월부터 석 달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 단체여행비도 4.1% 뛰었다. 거리 두기 해제가 부른 특수가 가격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반려동물용품(9.4%)과 운동용품(9.5%), 등산ㆍ캠핑 등에 쓰이는 레저용품(6.1%) 등의 가격도 꽤 많이 비싸졌고, 넷플릭스ㆍ왓챠ㆍ웨이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게임 아이템 등 온라인 콘텐츠 이용료(3.1%) 역시 마찬가지다. 공통적으로 혼자서나 소규모로 즐길 수 있는 여가 활동 비용이다.

결국 오락ㆍ문화 물가 급등은 코로나가 일부 업종을 키운 상태에서 코로나로 위축됐던 업종까지 회복하며 발생한 과도기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업계 유류할증료 인상이나 OTT 구독료 인상 등 오락ㆍ문화 물가 상승에 공급 요인이 없지는 않다”면서도 “반려동물ㆍ레저ㆍOTT 산업 성장과 최근 여행업 호황, 이에 따른 가격 인상은 코로나 시기 전후 늘어난 수요가 밑받침되지 않았다면 일어나기 힘들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세종=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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