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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물가와 GDP

고물가·고금리에... 작년 가을부터 덜 먹고 옷 안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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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판매액지수 지난해 8월보다 5% 하락
한국일보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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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이후 국민의 소비가 5% 안팎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고물가·고금리로 생계 부담이 커지자, 안 입고 안 먹는 ‘버티기’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103.9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109.4)보다 5.03% 낮아졌다. 소매판매액지수는 개인·소비용 상품을 판매하는 2,700개 기업의 판매액을 조사한 값으로, 계절적 요인과 물가상승률을 빼고 산출하기 때문에 경제 주체들의 실질적 소비 수준을 나타낸다. 지난해 8월부터 국내 소비가 5% 감소했다는 뜻이다.

소비 상품을 내구재와 준내구재, 비내구재로 나눴을 때 감소폭이 가장 큰 건 준내구재였다. 준내구재는 의복·신발·가방처럼 1년 이상 사용할 수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저가인 상품을 일컫는다. 내구재는 승용차·가전제품·가구 등 1년 이상 사용 가능한 고가 상품, 비내구재는 음식료·화장품같이 1년 미만으로 쓰는 품목을 말한다.

준내구재의 소매판매액지수는 이 기간 6.5% 하락(119.3→111.5)했다. 준내구재 중에서도 판매액 감소가 두드러진 품목은 의복으로, 7.6% 떨어졌다. 달마다 내내 5%를 웃돈 고물가에 위축된 소비자들의 옷 소비가 크게 줄었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음식료품 소매판매액지수의 하락 폭(9.6%)은 더 컸다. 그중에서도 1월 음식료품 소매판매액지수(97.2)는 100을 밑돌았다. 소매판매액지수를 비교하는 기준 시점이 2020년인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사태 때보다 식료품을 더 안 샀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외식이 늘어난 것도 아니다. 이 기간 음식·숙박업 서비스업생산지수는 오히려 4% 가까이 하락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내수마저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범부처 내수 소비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윤석열 대통령은 “고물가·고금리 부작용으로 서민이 많이 어렵다”며 “경제부처가 협의해 내수 활성화를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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