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경쟁이 마무리된 12일 서울 성동구 SM 본사 건물에서 소속 연예인들의 음반 등이 소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
카카오, ‘SM 3.0’ 추진 총력
‘멀티 프로듀싱 체계’ 갖추고
신인 가수·그룹 데뷔 가속도
웹툰·웹소설 시너지도 기대
팬덤 플랫폼은 격변 가능성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하이브와 카카오의 인수 경쟁이 12일 카카오의 승리로 끝나면서 SM은 카카오의 품으로 들어가게 됐다. 카카오는 SM이 가진 ‘슈퍼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 엔터계의 거물로 다시 한 번 도약하게 됐다. ‘하이브-이수만’를 물리친 SM은 경영권 분쟁으로 훼손된 ‘K팝 왕국’의 이미지 재건이라는 과제가 남았다.
카카오를 등에 업은 SM은 현 경영진이 앞서 내놓은 ‘SM 3.0’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SM 3.0’은 지난달 3일 이성수·탁영준 SM엔터테인먼트 공동 대표이사가 발표한 미래 전략이다. 설립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진두지휘하던 ‘단일 총괄 프로듀서 체계’에서 탈피하고, 사내 및 독립 레이블을 신설해 ‘멀티 프로듀싱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 골자다.
SM이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이번 합의를 계기로 SM은 주주, 구성원, 팬과 아티스트에게 약속한 ‘SM 3.0’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팬,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도약이라는 미래 비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했다.
멀티 프로듀싱 체계가 만들어지면 총괄 프로듀서에게 쏠려 늦어질 수밖에 없었던 의사결정이 속도를 낼 수 있다. 기존보다 신인 데뷔 수가 늘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SM은 올해 세 팀의 신인 그룹과 한 명의 버추얼 솔로 가수를 데뷔시키는 등 신인을 적극적으로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하이브가 SM을 인수할 경우 SM 고유의 색깔이 옅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웹툰, 웹소설 등 스토리라인에 강점이 있는 카카오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SM의 세계관(SMCU)을 활용한 웹툰이나 웹소설 등을 제작하고 이를 카카오가 가진 플랫폼으로 유통시키는 등의 협업이 가능해진다. SM 산하 레이블 소속 배우들의 카카오 제작 콘텐츠 출연도 이뤄질 수 있다.
SM과 하이브의 협력 발표로 팬덤 플랫폼 시장이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이브가 인수전에서 발을 빼는 대신 ‘플랫폼 관련 협업’을 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각종 콘텐츠가 하이브 소유의 위버스에 제공될 가능성이 나오면서다. 현재 팬덤 플랫폼 시장은 하이브의 위버스와 SM의 IT 계열사 디어유가 운영하는 버블이 양분하고 있다.
인수전이 마무리되면서 SM에는 인수전으로 훼손된 ‘K팝 제국’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과거 영광을 되찾아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SM은 지난 한 달간 하이브행을 막기 위해 여론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SM과 하이브 등의 운영진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아티스트와 팬을 방패막이 삼을 뿐 진정으로 이들을 위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하이브행’을 지지했던 일부 직원들과 사측의 노사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K팝은 아티스트와 팬덤, 충성심이 중요한 시장이고, SM이 가진 IP 역시 단순히 돈으로 만들어진 브랜드가 아니다”라면서 “SM과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가치를 생각해보면 더 이상 과열됐을 때 K팝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으로 만들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양측의 합의를 긍정 평가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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