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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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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넘버원’은 언제나 보아”…K팝 선구자와 함께 한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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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일 서울 올림픽홀 콘서트

이틀간 5500명과 20주년 파티



헤럴드경제

가수 보아가 11~12일 이틀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데뷔 20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 ‘보아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 더 보아 : 뮤지컬리티(BoA 20th Anniversary Live – THE BoA : Musicality)’를 열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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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이번 콘서트의 콘셉트는 ‘다 같이 죽자’예요. 자비없는 콘서트죠.”

SM 인수전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극적 합의’로 마무리된 날 SM의 상징과도 같은 가수 보아의 콘서트가 열렸다. 무려 7곡을 파워풀한 춤과 노래를 쏟아내고서야 보아는 이렇게 인사를 건넸다. 수천 명의 팬들은 함성으로 화답하며 ‘아시아의 별’을 환호했다. 두 시간을 훌쩍 넘긴 공연이 끝나도 팬들은 자리를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앙코르 곡까지 마쳤지만, 보아가 다시 등장할 거라고 확신이라도 하는 것처럼 팬들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자비 없이’ 혼신을 다한 공연이 맞아다. 팬들의 “다시 시작하자”는 말에 보아는 “너 죽을래”라며 장난스럽게 응수하면서도, 급히 준비한 진짜 마지막 곡을 부르며 20주년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인사는 “이제 집에 가”였다.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가수 보아의 데뷔 20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 ‘보아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 더 보아 : 뮤지컬리티(BoA 20th Anniversary Live – THE BoA : Musicality)’를 열렸다.

이날 콘서트는 ‘아시아의 별’ 보아의 ‘20년 역사’를 담아낸 무대였다. 오프닝에서 ‘브리드(Breathe)’, ‘카모(CAMO)’, ‘카피 앤 페이스트(Copy & Paste)’, ‘허리케인 비너스(Hurricane Venus)’, ‘포기브 미(Forgive Me), ’잇 유 업(Eat You Up)‘, ’마이 네임(My Name)‘까지 선보인 보아는 지친 기색도 없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이어갔다.

사실 ’20주년 콘서트‘라는 타이틀을 붙였지만, 올해는 보아의 데뷔 23주년이 되는 해다. 오프닝 무대를 마친 후 보아는 “사실 올해가 23주년인데 우리가 코로나19 때문에 3년간 만날 수 없었다. 3년 뒤인 오늘 20주년 타이틀로 여러분을 찾아뵙게 됐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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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보아의 데뷔 20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 ‘보아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 더 보아 : 뮤지컬리티(BoA 20th Anniversary Live – THE BoA : Musicality)’.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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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의 20년은 K팝의 역사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2000년 8월 25일, 만 열세살의 소녀. SM의 ‘비밀병기’였던 ‘소녀의 등장’은 K팝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SM 오디션을 통해 발탁돼, ‘아이디; 피스 비(ID; Peace B)’로 데뷔했다. 앨범 발매 이전부터 거리마다 만 13세의 소녀의 등장을 알리는 홍보 영상이 쉴새없이 나왔다. 나이가 무색한 ‘완성형 소녀가수’는 데뷔 이후 단숨에 가요계를 장악했다.

보아의 길은 곧 K팝 선구자의 길이었다. 보아에겐 언제나 ‘최초’, ‘최고’의 수식어가 따라왔다. 한국인 ‘최초’ 일본 오리콘 차트 1위, 한국인 ‘최초’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진입, 역대 ‘최연소’ 가요대상 수상, 여성 솔로 아티스트 ‘최초’의 ‘최다’ 음반 판매량 기록을 세운 가수다.

특히 일본에서 2003년 발매한 ‘발렌티’(VALENTI)는 무려 130만 장이 판매됐고, 이후 6집 ‘더 페이스’까지 총 7장의 음반을 오리콘 주간 차트 1위에 올려놓았다. 2009년 3월 발매한 미국 데뷔 앨범 ‘보아’(BoA)는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차트에 진입했다는 역사를 썼다. 당시 이 앨범은 ‘빌보드 200’에 127위로 이름을 올렸다. SM은 “보아가 없었다면 SM이 없다”고 말하고, 업계에선 보아를 ‘K팝 선구자’로 부른다. ‘롤모델’로 삼을 만한 선배들이 많지 않았음에도 해외 진출, 공연 문화와 인프라 구축 등 모든 영역에서 선구자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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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보아의 데뷔 20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 ‘보아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 더 보아 : 뮤지컬리티(BoA 20th Anniversary Live – THE BoA : Musicality)’.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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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긴 역사가 보아의 20주년 콘서트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일본에선 2003년부터, 국내에선 2013년부터 SM엔터테인먼트 최초로 ‘밴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인 보아는 이날도 밴드에 맞춰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줬다. “지난 한 달간 지독한 감기에 시달리면서도” 모든 노래를 파워풀한 퍼포먼스와 함께 선보였다. ‘No.1’(넘버원), ‘마이 네임’(My Name), ‘발렌티’(Valenti), ‘아틀란티스 소녀’ (Atlantis Princess), ‘걸스 온 탑‘(Girls On Top) 등 메가 히트곡이 줄줄이 이어졌다. 보아의 음악 인생의 전환점이자 그가 작사, 작곡한 ‘온리 원’을 비롯해 ‘메리-크리’(Merry-Chri), ’공중정원 (Garden In The Air)‘까지 함께 이어졌다.

이틀간의 콘서트엔 SM 가족들도 총출동했다. 1세대 K팝 그룹 H.O.T 강타를 비롯해 소녀시대 효연, 레드벨벳 웬디 슬기 아이린, 엑소 수호 시우민, 에스파 카리나 윈터, 샤이니 민호가 공연장을 찾아 보아의 20주년을 축하했다.

3년 4개월 만의 팬들과의 만남은 꽃샘추위도 녹이는 열기로 가득 채워졌다. 2회 공연이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보아의 몸짓 손짓마다 팬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아틀란티스 소녀’를 부를 땐 이동차를 타고 2~층의 팬들과 가까이에서 만났다. 보아는 “가까이서 봐서 좋았다”며 “다들 좋아해주셔서 탄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관객들도 뜨겁게 화답했다. 공연 내내 기립해 함성과 떼창으로 화답하고, ‘아별봉’으로 불리는 팬라이트를 흔들며 보아와의 오랜 추억을 나눴다. 보아와 팬들 사이의 끈끈함이 긴 시간을 타고 이어졌다. 공연 말미엔 ‘나의 청춘이 되어줘서 고마워. 새로운 스무 살을 축하해‘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보아는 “제가 더 감사하다. 뛰어놀지 않을 것 같은 분들이 뛰어 놀았다”며 “누군가의 청춘이 됐다는 것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고 말했다. 앙코르 곡으로 ‘리틀 버드’를 부르던 보아는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 여러 번 “감사하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연령대도 다양했다. 20대부터 중장년 관객까지 함께 했다. 이날 공연장에서 만난 안수현(35) 씨는 “초등학교 때 TV에 나온 모습을 보고 팬이 된 이후, 10대를 지나 30대가 된 지금까지 언제나 보아와 보아의 음악이 곁에 있었다”며 “‘아이디 피스 원’부터 ‘온리 원’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걸어온 발자취가 곧 SM이자, K팝의 상징이라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보아를 통해 ‘핑크 블러드’(SM 팬덤)가 됐다는 김민지(32) 씨는 “학창시절에 ‘넘버원’과 ‘아틀란티스 소녀’의 춤과 노래를 따라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보아 언니를 시작으로 SM 아티스트를 좋아하며 핑크 블러드가 됐지만 내게 ‘넘버원’은 언제나 보아다”라고 말했다.

서울 공연을 마친 보아는 다음달 1일 부산에서의 추가 공연으로 20주년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한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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