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원작 동화 각색…"세상이 두려운 어른 위한 동화"
뮤지컬 '비밀의 화원' 공연 장면 |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보육원에서 평생을 자란 네 친구 에이미, 찰리, 비글, 데보라.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 있는 이들은 날이 밝아오면 보육원 돌담 너머의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내일을 기다리던 이들 앞에 어린 시절 읽던 동화 '비밀의 화원'이 나타나고, 연극 놀이를 통해 되살아난 동화 속 이야기는 삭막한 보육원의 방을 따듯하고 향기로운 정원으로 뒤바꾼다.
1909년 발표 이후 오랫동안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하며 사랑받은 동화 '비밀의 화원'이 뮤지컬로 다시 태어났다.
10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비밀의 화원'의 극작과 각색을 맡은 극작가 김솔지는 이날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언론 시연 행사에서 "아이들뿐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가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을 점차 잊게 되는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낡고 해진 책 '비밀의 화원' 발견 |
국립정동극장이 창작 초연으로 선보이는 '비밀의 화원'은 원작 동화를 1950년대 영국의 한 보육원을 배경으로 가져와 극중극의 형태로 각색했다.
곧 어른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하는 네 명의 아이들이 소설 '비밀의 화원' 속 인물들을 직접 연기하며 마음 속에 두려움 대신 희망과 위안을 채우는 과정을 따듯한 시선으로 그린다.
네 친구 중 가장 적극적이고 당찬 에이미는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서 살다가 자신만의 비밀의 화원을 발견하고 가꾸면서 성장하는 소설 속 주인공 메리로 변신한다.
화원 속 동식물과 자연이 주는 위로는 메리뿐 아니라 저택에 함께 사는 까칠하고 병약한 사촌 콜린에게도 미래에 대한 비관을 희망으로 바꿔주는 마법을 선사한다.
동화 속 이야기는 실제 현실에서도 보육원 밖의 세상을 가장 두려워하던 찰리가 동화를 통해 점차 용기를 얻게 되는 과정과도 자연스럽게 겹친다.
김솔지 작가는 "어른이 되어가는 시점에 있는 보육원 아이들이 비밀의 화원을 통해 힘을 얻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속에도 각자의 화원이 하나씩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보육원 배경을 설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비밀의 화원' 공연 장면 |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아몬드', '메리 셸리' 등의 음악을 책임져 온 작곡가 이성준이 음악감독을 맡아 따듯하고 희망찬 음악을 들려준다.
이 감독은 "처음 극본을 읽고 코 끝이 찡했던 작품"이라며 "전자음 대신 탬버린이나 연주자가 발을 구르는 소리 등 언플러그드 음악을 중심으로 해 이런 따듯한 감동을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숨겨져 있던 비밀의 화원을 실제로 구현한 입체적인 무대의 활용과, 관객들이 실제로 화원 안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싱그러운 향이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것도 이 작품만의 특징이다. 무대 벽과 바닥을 가득 채우는 미디어 아트도 안락하고 다채로운 정원 공간을 무대 위로 구현하는 데 몫을 한다.
이기쁨 연출은 "여러 무대 장치와 발향 등을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갖자'는 작품의 메시지를 관객에게 공감각적으로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 홍나현과 유낙원이 거침없는 성격의 에이미와 메리 역을 맡았으며 임진섭, 정백선이 찰리·콜린 역을 연기한다.
박선영, 종형이 비글·디콘 역으로 출연하며 따듯한 성격의 데보라·마사 역으로는 류비와 박슬기가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4월 30일까지.
뮤지컬 '비밀의 화원' 공연 장면 |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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