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공식 직제로…공수처장에게 직접 보고
회피 필요한 상황 고려 독립적 수사 확대 강조
궁극적으론 기존과 다르다는 존재감 각인 해석
“검찰 출신 영입, 조직 정비 차원 개편으로 봐야”
‘성과 필요’ 인식…“한 두 사건부터 신뢰 제고 먼저”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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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김진욱 처장 직속 특별수사본부를 신설했다. ‘대형사건’ 수사 채비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처장 임기 마지막 해에 기존과 달라진 모습으로 공수처의 존재감을 각인하고자 하는 차원의 시도라는 것인데, 결국 수사와 재판에서 실제 성과를 내는 일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
9일 공수처에 따르면 최근 신설된 특수본은 비공식 직제다. 정식 직제인 수사1·2·3부의 경우 ‘부장-여운국 차장-김 처장’으로 이어지는 결재라인을 거치는데 특수본은 곧바로 김 처장에게 보고하고 지시받는 구조로 운영된다. 이대환 수사기획관이 특수본부장을 겸직한다.
공수처는 특수본의 역할을 독립적 수사 확대에 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가 수사하는 사건 성격상 법조 관계자가 연결되는 사건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과거 인연 등으로 수사 라인에서 검사가 스스로 빠져야 하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사안을 특수본에 맡긴다는 것이다. 현재 특수본은 이른바 ‘감사원 표적 감사 의혹’ 사건을 맡고 있다. 이 사건의 경우 여운국 차장이 수사지휘를 스스로 회피했는데, 공수처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입장에서 감사원 관련 수사에 관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궁극적으론 결국 기존과 다른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공수처는 원래 구성된 직제로도 과거 검찰 특수수사 같은 인지수사를 할 수 있는 기관”이라며 “수사 경험이 있던 검찰 출신 검사들을 하나 둘 영입하고 조직을 정비하면서 지난 2년과는 다를 것이란 걸 보여줘야 한다는 차원의 개편으로 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실제 공수처 내에선 ‘이제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곧잘 강조된다고 한다. 김 처장도 올해 3년차를 맞으면서 이러한 부분을 특히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1월 공수처 출범 2주년 기자간담회 당시 김 처장은 “설립 목적에 맞게 고위공직자에 엄정한 수사와 공소유지를 하는 것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인데, 그럴만한 사건에서 그럴만한 성과를 내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 공수처가 현직 경찰 간부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 수사에 특히 속도를 내는 것도 이같은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사건은 공수처가 자체적으로 인지해 강제수사에 나선 첫 사건으로 수사3부가 맡고 있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조직 규모에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특별조직을 만든 것만으로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다고 할 순 없는 것”이라며 “사건 한 두 건을 갖고라도 공수처의 존재 의미를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먼저”라고 강조했다.
공수처가 수사한 사건 중에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혐의 사건만 1심 단계 유죄가 나온 상태다. 교육감에 대해선 공수처에 공소 제기 권한이 없어 기소는 검찰이 했다. 공수처의 ‘1호 기소’ 사건이었던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은 지난해 11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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