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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정부 "인력난 조선업체 적극 지원"... 하청노동자 처우개선은 "배려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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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이정식(왼쪽)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며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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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조선업 원·하청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해 체결한 '조선업 상생협약'에 대한 정부 지원 방안이 나왔다. 기업들이 상생협약을 성실히 이행한다는 전제하에 정부가 지원금을 확대하고 제도를 정비해 하청업체들의 경영 정상화를 돕고 구인난을 해소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하청노동자들의 낙후된 노동환경을 직접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노동계에선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조선업 상생 패키지 지원사업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지난달 27일 조선업 원·하청 기업들이 모여 이중구조 개선에 합의한 '상생협약'을 지원하고, 조선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이 장관은 "업계의 상생협약 이행을 전제로 지원하는 것으로, 이행 상황에 따라 지원 내용과 규모가 결정된다"고 밝혔다.

구인난 호소하는 조선업... 지원금으로 취업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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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울산 현대중공업 영빈관에서 열린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 협약식에서 이정식(아랫줄 왼쪽 네 번째)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두겸(아랫줄 왼쪽 다섯 번째) 울산시장, 조선 5사 원청·협력업체 대표 등이 협약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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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올해 신규 입직자들에게 '조선업 희망공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조선업 희망공제는 1년간 하청노동자가 150만 원을 저축하면 지자체가 150만 원, 정부가 300만 원을 추가로 지원해 연 450만 원의 소득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는 제도다. 기존에는 45세 이하의 울산·거제 지역 입직자들에게만 지원됐지만, 올해는 연령 요건을 폐지하고 부산, 군산 지역 입직자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올해 목표 인원은 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800여 명 늘었다.

희망공제는 내년부터 대상이 재직자로 확대되며, 금액도 커진다. 근로자 본인과 원청, 지자체, 정부가 2년간 각각 200만 원을 납입하면 만기 시 근로자가 총 800만 원을 받을 수 있어, 연 300만 원 정도의 소득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재직자 장기근속 및 하청근로자 처우 개선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업 일자리도약 장려금' 제도도 신설된다. 하청기업이 만 35~49세 근로자를 신규채용하고 이들에게 최저임금의 120%(약 240만 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할 경우 해당 기업에 최대 1,200만 원의 채용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돈이 없어 사람을 못 뽑는다'는 하청기업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하청노동자의 임금을 올릴 수 있다.

정부는 상생협약 이행을 유도하기 위해 하청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조선업 하청업체는 올해 고용·산재보험료 납부유예를 신청할 수 있고, 체납 사업장일 경우 성실분납 사실만 증명하면 고용보험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끊지 않기로 했다. 조선업 비숙련 외국인력(E-9) 규모를 지난해 대비 약 2배 증가한 5,000명 안팎으로 늘리고, 조선업 전용 인력 쿼터 신설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들이 많아 바로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에 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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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지난해 7월 19일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파업 현장 내 독 화물창 바닥에 가로, 세로, 높이 각 1m 철 구조물 안에서 농성 중이다. 거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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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조치가 하청노동자 근로여건 개선으로 신속하게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원·하청기업을 지원해주면서 하청노동자에게 '보상과 배려'를 하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이날 "상생협약에서 약속한 대로 긴 불황기를 힘겹게 버틴 하청노동자들에게 임금인상 등 적절한 보상과 배려를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는데, 상생협약에는 '노력한다'는 등 원칙적인 내용만 담겨 있어 강제력은 없다.

조선업 희망공제, 일자리도약 장려금 등도 구인난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하청노동자들 임금이 과거 대비 30% 이상 삭감됐는데 월 몇십만 원 인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임금체불·폐업이 빈번한 조선업 하청업체에 청년들이 최저임금의 120%를 받고 일하려 하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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