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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韓 노인 10명 중 4명이 빈곤층…"연금개혁, 소득보장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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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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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에서 시민들이 연금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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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국회와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 방향을 두고 논의 중인 가운데 재정 안정성 제고는 물론 노인 빈곤율 해결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연금이 국민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협을 국가 차원에서 대비하는 사회보장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44%에 육박한데다 저출산 문제로 인구불균형 문제까지 심각해지는 상황이어서다.

유희원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주관한 '대한민국 위기를 딛고 기회로' 토론회에서 "국민연금의 도입이유 중 하나는 노후 소득을 적절히 보장해야 한다는 '적정성'의 개념"이라며 "이를 담보하지 않으면 본연의 목적이 훼손된다"고 짚었다. 또 "국민연금 개혁 방향은 재정안정성과 적정성을 동시에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유 연구위원은 "1980년 대부터 본격 가동된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제도는 노후소득을 제대로 보장한 적이 없지만, 고령화와 경기 침체 등 여러 요인 때문에 국민연금의 재정안정성 문제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이어 "문제는 적정성도 담보하지 못하면 국민연금 도입 이유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개혁 실효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노인 빈곤율은 우리나라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 연구위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66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3.4%인데, 이는 OECD 국가 평균(13.1%)에 3배 이상 높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받는 노인들이 받는 수급금액도 1인 평균 39.8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적정생활비(137만원) 기준 100만원 이상 부족한 수준이다.

유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국민연금 규모를 줄이는 대신 (노인 빈곤율 해결을 위해) 기초연금을 도입하고 이 규모를 늘려왔다"며 "노인 빈곤율은 계속 늘어나니 결국 국민연금이 줄어든 만큼 기초연금에 투입되는 돈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자기 책임과 기여에 따라 급여를 받는 방식이지만 기초연금은 조세를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며 "인구가 고령화될 수록 자기 기여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는 국민연금이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유 연구위원은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인구문제 해결"이라며 "출산율은 낮아지고 고령화율은 높아지고 있어 단순히 보험료를 올리거나 제도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는 인구문제를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원욱, 박광온, 설훈, 윤관석 의원 등 민주당 중진 의원 16명 가량 참석했다. 이원욱 의원은 "국민연금 개혁으로 미래 세대의 부담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연금 이사장 출신 김성주 의원도 "우리나라에는 연금에 대한 하나의 공포와 신화가 있다"며 "공포는 기금이 고갈된다는 것, 신화는 보험료 인상을 막으려면 국민연금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믿음"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공포와 신화를 극복하고 국민연금 제도를 올바르게 개선하는 것이 민주당의 목표일 것"이라고 했다.

김영주 국회 부의장은 "저출생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으면서 국민 빈곤을 막을 최후의 안전판인 공적연금제도까지 매우 위태로워졌다. 특히 작년 국민연금이 출범한 이래로 최악의 기금손실까지 발생해, 국민들께서 과연 국민연금이 노후 보장을 해줄 수 있는 안전장치인지 우려하고 계시는 실정"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기금운용위원회 전문위원에 검사 출신을 임명하는 등 국민연금 장악에만 몰두하고 있다. 향후 국회 차원에서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연금개혁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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