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론 힘 빠지면서 정부안정론과 엇비슷
이재명 대표 재판 줄줄이... 끊이지 않는 악재
지지율 더 떨어지면 대표 사퇴 요구 거세질 듯
지난 대선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초동 서울지방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하상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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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30% 밑으로 추락했다. 지난달 27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과정에서 '방탄 프레임'이 부각되고 당 분열이 가속화한 데 따른 것이다. 이대로라면 내년 총선 전망이 어둡다. 중간지대에서 관망하던 의원들이 당선을 위해 이 대표에게 '결단'을 요구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당 지도부는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임명 법안을 발의하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민주당 지지율 국민의힘보다 10%p 낮아...8개월 만
한국갤럽이 3일 공개한 정당 지지도(2월 28일, 3월 2일 실시)에서 국민의힘 39%, 민주당은 29%로 나타났다. 10%포인트 차이다. 갤럽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지고 여야 지지율 격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진 것은 지난해 6월 말 이후 약 8개월여 만이다. 갤럽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의 화제몰이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전후 민주당 내 난기류 등과 무관치 않은 결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최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정당 지지율. 그래픽=신동준 기자 |
민주당의 총선 승리 카드인 '정권심판론'은 이전보다 힘이 빠졌다. 내년 총선에서 후보 선택 기준으로 응답자의 42%는 정부안정론, 44%는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오차범위(±3.1%포인트) 안에서 팽팽했다.
반면 갤럽이 지난해 12월 내년 총선 전망을 물은 조사에서는 정권심판론이 49%로 정부안정론(36%)을 압도했다. 이후 3개월 만에 야권 우위 구도가 무너진 셈이다.
재판 참여로 인한 당무공백 우려...지지율 더 하락 시 사퇴론 높아질 듯
민주당의 악재는 아직 줄줄이 남아있다. 이 대표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이후로도 격주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대장동 등 개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도 조만간 기소가 이뤄지면 추가로 재판이 열린다. 민주당 수도권 중진 의원은 "이로 인해 지지율이 더 하락하면 관망하는 의원들도 비명계와 함께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로 인한 분열상은 당 지지율 추가 악화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왼쪽), 오영환 의원이 3일 국회 의안과에 '50억 클럽 특검' 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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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검사독재 견제·민생 4대 폭탄 해결'로 돌파구 마련
민주당 지도부는 '검사독재 견제'와 '민생 4대 폭탄 해결'을 기치로 맞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자 폭탄, 물가 폭탄, 전월세 폭탄, 그리고 앞으로 점점 커질 실업 폭탄을 '4대 폭탄'으로 규정해 대안을 제시하는 유능함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50억 클럽 의혹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정조준한 두 개의 특검으로 공세에 나설 참이다. 이 같은 '쌍특검'이 본궤도에 오르면 국면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민주당이 이날 발의한 50억 클럽 특검 법안은 △50억 클럽 등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들 불법자금 및 부당이익 수수 의혹 △대장동 개발을 위한 사업자금 및 개발 수익과 관련된 불법 의혹 △천화동인 3호 소유자 등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들의 부동산 거래 특혜 및 불법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적시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앞서 발의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을 신속 처리(패스트트랙) 대상으로 지정하기 위해 정의당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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