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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고금리·고물가땐 액티브펀드 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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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크리스 호그빈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 주식 부문 대표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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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로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 불확실한 시기엔 적절한 사업 성장 모델을 가진 종목을 발굴하려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최근 한국을 찾은 크리스 호그빈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 주식 부문 대표는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시기엔 주식 투자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호그빈 대표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호재가 있는 중국처럼 약세를 보이다가 상승하기 시작한 시장에서 기업가치 지표를 고려한 고품질 종목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인버스 투자에 열중하는 한국 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적 등 가치를 중시하는 고품질(퀄리티) 투자로 생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그가 꼽는 고품질 투자의 기준은 이익 성장률, 배당수익률, 저변동성 등이다.

AB자산운용은 전 세계 26개국에 진출한 미국의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지난해 말 기준 관리 중인 자산 규모는 6460억달러(약 838조원)에 달한다. 호그빈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 내 컨설턴트, AB자산운용 유럽·아시아지역 디렉터를 거쳐 2020년 AB자산운용 주식 부문 대표로 임명됐다. 글로벌 금융투자업계 내 '주식 투자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호그빈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이 투자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는 주가 복원력, 저평가 시장·종목, 고품질 세 가지"라며 "시장 급락 뒤 기업 이익 수준이 회복되는 시기에 주가는 자연스레 회복된다. 이는 약세장에서도 버티는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장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좋은 종목을 발굴하기 위해선 가격 결정력, 경쟁 우위, 최고경영자(CEO)의 비전 등 요인을 깊이 있게 분석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패시브(인덱스) 펀드 위주의 포트폴리오는 고금리, 고물가 등 매크로 여건이 불확실한 현재 상황에선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봤다. 오히려 재무구조 및 이익 성장성 분석 등 전문가들의 리서치 역량이 더해지는 액티브 펀드 투자가 유리하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호그빈 대표는 "고금리 등 어려운 사업 조건에서 번창하는 데에 있어 적절한 사업 모델을 가진 기업을 발굴하는 건 쉽지 않다"며 "숙련된 액티브 투자 매니저들에게 투자를 맡기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의 투자 매력도 풍부하다고 봤다. 호그빈 대표는 "최근 중국이 리오프닝에 나선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의 국경 개방은 경기 부양 정책으로 이어져 아시아 증시에 강력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달러 인덱스가 최근 다시 오르곤 있지만 지난해 말 기록한 고점권엔 미치지 못하고 있고 다시 내림세로 전환될 경우 이는 외국인 자금이 신흥 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요인"이라며 "한국은 경기 사이클에 민감한 반도체 업종 비중이 높아 아시아 시장 약진은 한국 증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향후 자본 시장을 선도할 투자 테마로는 기후변화를 꼽았다. 글로벌 환경·책임·투명경영(ESG) 트렌드에 따라 기업들이 탄소중립 정책에 기반한 경영 환경 변화,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호그빈 대표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중국이 에너지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머니 무브'가 예상된다"며 "테마 종목을 무작정 담기보다 실적 성장이 지속적이고 현금흐름이 우수한 기업,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개별 기업 투자가 부담스러울 경우 탄소중립 테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나 운용사 공모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으로 제시했다. 호그빈 대표의 인터뷰 영상은 매일경제 해외 주식 유튜브 채널인 '월가월부'에서 3일부터 볼 수 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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