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오르고 증시·기업은 부진…상층이 성장 과실 독식하던 흐름 깨져"
미국 월마트의 한 노동자 |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에서 최근 노동력 부족에 따른 임금 상승세와 금리 인상에 따른 증시 부진 등으로 인해 전체 경제에서 노동자가 차지하는 몫이 늘어나는 보기 드문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월 기준 44%로 2013년의 42%보다 커졌다.
미국에서 지난 수십 년간 저금리에 힘입은 증시 호황과 기업 성장의 과실은 상당 부분 기업 고위 경영진이나 투자자들에게 돌아간 반면, 많은 저임금 노동자들은 상층의 소득 증가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기준금리가 약 4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인상됐고 현대에 들어 유례없는 노동력 부족에 직면하면서 이런 흐름이 뒤집어졌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민 제한 등으로 노동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로, 실업률은 1969년 이후 최저인 3.4%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노동자들을 붙잡기 위해 지출을 늘리면서 특히 저임금 노동자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주택 자재 유통기업 홈디포는 최근 시급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를 쓰겠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의 소매점 체인인 월마트도 다음 달 초부터 시간제 노동자의 임금을 종전 시간당 12∼18달러에서 14∼19달러로 인상하기로 했다.
실제로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직·비관리직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 속도가 다른 직군에 비해 최소한 2007년 이후 가장 빨랐던 것으로 집계됐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도 소득 최하층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 속도가 최상층을 수십 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앞서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에 비해 최근 증시와 기업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집계에 따르면 4분기 기업 순이익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를 0.1% 밑돌아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을 기록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모든 노동자가 사측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주3일 근무하거나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얻어낼 정도로 노동시장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