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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EU와 영국, 지방정부 붕괴시킨 북아일랜드 '프로토콜' 개정에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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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북아일랜드의 통합파 세력이 브렉시트 햡의문에서 아일랜드해에 가상의 국경선을 세운 북아이랜드 프로토콜의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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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27일 영국을 방문해 리시 수낵 총리와 북아일랜드(NI) 국경 및 세관 검사 문제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수낵 총리는 이날 런던 서쪽 윈저성에서 회동해 새 관세 절차에 합의하고 수낵 총리는 곧 하원에서 이를 공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런던 버킹엄 궁으로 가 찰스 3세 국왕과 만난다.

NI 세관 문제는 영국이 2017년 3월부터 EU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문 협상에 들어갈 때도 막판까지 발목을 잡았던 걸림돌이었고 2020년 1월 합의 후 실제 브렉시트에 들어간 뒤에도 전체 합의 파기가 운위되는 뇌관 노릇을 하고 있다.

같은 영국이지만 잉글랜드, 웨일스 및 스콜틀랜드 산 상품이 아일랜드해를 건너 NI로 들어갈 때는 다른 나라인 것처럼 NI 항구에서 상품들에 대한 EU기준 부합 조사와 관세 처리의 세관 절차가 있다. 이 NI '프로토콜'에 NI의 개신교 세력 통합파가 반발해 카톨릭 세력 공화파와 구성하던 NI 지방정부에서 일방 탈퇴한 지 1년이 지나고 말았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수낵 총리는 장기간 논의 끝에 NI에서 최종 팔릴 물건은 관세 절차를 생략하고 오로지 NI를 경유해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공화국 및 그 다음 나라들로 수출되는 물품만 관세 절차를 거치는 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령이지만 본토 브릿튼 섬이 아닌 아일랜드섬 북부에 EU 회원국 아일랜드 공화국과 접해 있는 NI의 위치에서 모든 문제가 초래되고 있다. 이 특이한 위치는 영국이 EU 멤버일 때와 마찬가지로 브렉시트 후에도 아일랜드 공화국과 사이에 국경이 없는 듯 물자와 사람들이 검문소나 세관 조사 없이 그냥 무사통과시켜야 한다는 NI의 특이한 정치 현실를 낳았다.

NI는 아일랜드섬 원주인인 아일랜드 공화국으로 병합되어야 한다는 카톨릭 교도의 공화파와 이 섬을 식민지로 지배한 영국과 완전 통합해야 한다는 개신교도의 통합파 간 무력 충돌로 30년 동안 3700명이 목숨을 잃었다. 1998년 양측이 극적으로 평화협정에 합의해 권력분점의 지방정부 구성했다. 이때 이 평화를 유지하는 최소의 조건이 아일랜드 공화국과 영국령 NI 간에는 국경이 없는 것으로 여겨 모든 것이 무사통과하도록 하는 것이다.

영국이 EU 멤버일 때는 단일시장 및 관세동맹 일원이기 때문에 당연히 문제의 국경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브렉시트로 영국 상품이 아일랜드 공화국으로 가려면 당연히 국경과 세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국경을 인정하면 취약한 NI의 평화가 깨져 30년 간 이어졌던 무력충돌이 재개될 수 있는 것이다.

브렉시트로 필요해진 세관과 국경선을 아일랜드 공화국과 NI 간의 500㎞ 경계선으로 하지 않고 브릿턴섬과 아일랜드섬 사이의 아일랜드해 한가운데로 한다는 것이 3년 반 협상 끝에 2020년 1월 완전 합의된 브렉시트 NI 프로토콜이다.

NI를 영국에서 제외시켜 버린 듯한 이 프로토콜을 개신교 통합파가 좋게 인정할 리 없었고 결국 지방정부 붕괴, 이로 인한 NI의 잠재된 분열 및 무력충돌 가능성이 부상한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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