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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나베의 연극 <에뛰드>가 3월 17일부터 예술공간 혜화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배우가 되고 싶어 극단 '청출어람'에 들어온 선미의 시선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극 제목인 '에뛰드'는 러시아 유학파 사이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단어로 그 유래와 제대로된 명칭, 정의가 무엇인지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다. 현재는 연극 연습을 위한 방법론 중 하나를 일컫는 말로 자주 쓰인다. 이 작품에서 '에뛰드'라는 단어는 '잘 알지 못하면서 그럴싸하게 보이고 싶은 허세 가득한 인물'이 자주 쓰는 용어로 등장해 쓴웃음을 자아낼 예정이다.
선미는 배우가 되고 싶어 초등학교 교사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극단 '청출어람'에 들어온다. 뜨거운 열정과 각오로 들어왔으나 극단은 그녀의 기대와 사뭇 다르다. 연극을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 자신의 예술관에 취해 타인을 쉽게 무시하는 사람들만 있다. 경력이나 학력 등을 전면에 내세운 채 어렵고 추상적인 표현 뒤에 숨어 다른 이들을 질타하기 일쑤인 사람들. 경력이 쌓이는 동안 그들은 실력보다는 통장 잔고, 그럴싸한 입담에만 관심을 가져온 듯하다.
오히려 연극 연습을 처음 접하는 연출의 애인이 연습에 도움 될 만한 말을 건네어 보지만 그들은 그저 무시할 뿐이다. 무시와 부조리함 속에서 혼란을 느끼던 선미의 눈에 그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단원이 보인다. 무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버티고 있는 용준이다. 갖은 괄시에도 불구하고, 10년 만에 오를 첫 무대의 설렘으로 묵묵히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씁쓸하고 아픈 존경심이 밀려온다.
이 작품은 연극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사회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시감을 느낄 만한 상황을 다룬다. 극단 구성원들도 처음에는 선미와 같은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자신이 하는 일의 본질은 잃어버린 채 겉치레에만 집중하고, 오히려 '가스라이팅'을 통해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착취하려는 사람들이 되었다. 연극 <에뛰드>는 그런 그들의 모습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용준의 모습을 함께 담음으로써 관객들에게 울림과 질문을 던진다.
연극 <에뛰드>는 김용준, 김선미, 김권후, 김애진, 권유진, 김경덕, 김성민, 정겨운 등의 배우가 출연하며, 온라인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한편, 이번 작품은 최근 <일타 스캔들>의 '수아 엄마'로 분하여 현실 밀착형 연기를 선보였던 김선영 배우가 제작자로 나섰으며, 연출은 영화감독이자 그녀의 남편인 이승원이 연출을 맡았다. 이승원 연출은 지난 2004 년 영화 <모순>으로 데뷔하여, <소통과 거짓말>, <해피 뻐스데이>, <세자매>로 국내외 굵직한 상을 휩쓸며 관객과 평단의 시선을 모은 바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부부는 2014 년부터 '극단 나베'를 창단하여,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연극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 작품 또한 그들의 애정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이다.
연극 <에뛰드>는 극단 나베의 다섯 번째 공연으로 그동안 나베는 기괴하게 뒤틀린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모럴 패밀리>, 지존파 살인사건과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담은 <두 형사 이야기>, 예술가의 죽음을 통하여 동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고독을 다룬 <예술이 죽었다>, 인터넷 BJ들의 삶을 다루며 이 시대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나게 했던 <인방갤> 등을 공연한 바 있다.
자료 제공_극단 나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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