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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美 연일 경고에도…"중국, 러에 '살상 드론' 100대 제공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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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의 한 전시관에 중국의 스텔스 드론인 GJ-11이 전시돼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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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드론 100대를 포함한 살상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미국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26일(현지시간)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보 당국의 정보를 언급하며 “중국이 100대의 드론을 러시아에 보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또 다른 살상 무기 제공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콜 위원장은 “곧 있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회담에 앞서 (중국산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투입하는 것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2일 러시아를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에게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월 말이나 5월 초 시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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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한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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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콜 위원장의 주장은 중국 업체들이 러시아에 100대의 ‘자살 공격용 드론’을 판매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인도 날짜는 4월이 될 수 있다고 한 독일 슈피겔의 최근 보도와 맥을 같이 한다. 최근 서방 당국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해 온 군용 드론의 재고가 바닥이 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영국 국방부는 “지난 15일 이후 최근 열흘 사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드론 공격이 이뤄졌다는 보고가 없었다”며 “러시아군의 이란제 드론 재고가 바닥났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美 연일 중국에 경고…“무기 지원시 대가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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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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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미국 정보 당국을 중심으로 러시아에서 고갈되고 있는 포탄 등도 중국이 지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드론을 포함해 대포를 제공하는 문제도 러시아와 논의하고 가격을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러시아에 지원을 고려 중인 무기로 122㎜와 152㎜ 포탄 탄약을 거론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걸 꺼린다고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새로운 첩보를 입수한 이후 입장을 바꿔 중국의 무기 지원 가능성을 연일 경고하고 있다. 26일에도 백악관과 중앙정보국(CIA)이 문제를 제기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 CNN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는 않았다”면서도 “그 옵션을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도시를 폭격하고 민간인을 죽이고 잔학행위를 저지르는 이 시점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가 되리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중국에) 계속 보낼 것”이라며 “중국이 (군사지원의) 길을 간다면 실질적인 대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미 CBS 방송에 나와 “우리는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무기 제공 검토설을 거듭 부인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러 무기 지원 검토설에 대해 “허위 정보”라고 규정하며 미국을 비판했다. 마오 대변인은 “미국이 분쟁 당사자에게 무기를 공급해 전쟁이 길어지고 평화가 요원해지는데도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한다는 허위 정보를 자꾸 유포하고 그것을 빌미로 중국 기업을 무단 제재하는 것은 적나라한 괴롭힘 행위이자 이중잣대로, 매우 위선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대러 무기 지원 결정을 내릴 경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설리번 보좌관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미국은 중ㆍ러 관계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CIA 국장 “시진핑, 우크라전 보고 대만침공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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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APEC 전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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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번스 CIA 국장은 CBS 방송에서 시진핑 주석이 중국군의 대만 정복 능력을 의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벌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번스 국장은 “궁극적으로 대만을 통제하려는 시 주석의 야망을 매우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이것이 군사적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번스 국장은 이어 “시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에 대비하도록 군에 공개 지시했지만, 이것이 그가 2027년에 대만을 침공하겠다고 결심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시 주석과 중국군 지도부가 현재 중국군의 성공적 침공 능력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푸틴(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당한 일을 보면서 이런 의구심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번스 국장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유럽의 집단적 결의도 시 주석의 대만 침공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번스 국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당장은 중국의 대만 침공 욕구를 억제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론 그렇지 못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향후 10년 이내에 (중국의) 무력 사용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다음 10년도 그러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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