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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불붙는 OTT 시장

“이럴 때 슬럼프” 무대 뒤 BTS 조명…K팝 다큐 내놓는 OTT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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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디즈니플러스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제이홉 인 더 박스'는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의 솔로앨범 제작기를 담았다. 디즈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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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진짜 안 써지네.”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의 작업실에서 한숨이 퍼진다. 작사·작곡과 녹음, 그리고 수정 작업을 반복하던 그는 이내 “다 하기 싫고 이걸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럴 때 슬럼프가 오는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BTS 멤버 중 처음으로 홀로서기에 나선 그의 솔로 데뷔 앨범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는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지난 17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다큐멘터리 '제이홉 인 더 박스'는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제이홉의 음악적 고민과 일상을 보여준다. 고향 집을 찾아 어머니의 음식을 먹으며 웃음 짓고, 세계 최대 음악 축제인 '롤라팔루자'의 헤드라이너 공연을 앞두고 잔뜩 긴장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담았다.

이 다큐멘터리는 공개 이틀 만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서 디즈니플러스 영화부문 월드차트 10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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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제이홉 인 더 박스'는 무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제이홉의 고민과 삶을 밀착해서 보여준다. 디즈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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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가 OTT 플랫폼에서 속속 나오고 있다. 개별 아티스트의 인간적인 모습 뿐 아니라 제작 과정이나 무대 뒷얘기, 더 나아가선 산업 전반을 다룬다.

지난달 18일 디즈니플러스가 공개한 ‘슈퍼주니어: 더 라스트 맨 스탠딩’은 슈퍼주니어의 18년 역사를 담았다. 2005년 데뷔부터 히트곡 '쏘리쏘리'(Sorry Sorry)의 탄생, 멤버 규현과 희철의 교통사고 등 굵직한 사건들을 보여준다.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안에 NCT 127의 글로벌 성장사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NCT 127: THE LOST BOY'를 공개할 예정이다.

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케이팝 제너레이션'은 팬덤·세대·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관점으로 K팝을 뜯어 본다. 아이돌의 연습생 생활, 제작 시스템, 해외에서 제작되는 K팝 등을 주제로 한 파트1이 지난달 공개됐다. 1세대 아이돌 H.O.T. 멤버 강타부터 4세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르세라핌, 아이브까지 총 22개 팀이 출연해 직접 경험한 K팝을 얘기했다.

그 외 경영자·제작자 등 업계 종사자와 평론가·교수 등 전문가도 참여했다. 다음 달 16일 공개될 파트2에서는 보아, 선미 등이 등장해 K팝 여성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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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케이팝 제너레이션'은 K팝 산업과 팬덤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한다.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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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소재 콘텐트, 팬덤 등 수요층 확실한 강점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만들어가는 예능이나 콘서트 생중계는 OTT 플랫폼의 주요 성과를 만들어 내며 이미 시장성을 인정받았다. 웨이브에서 신규 유료 가입자를 가장 많이 끌어온 K팝 콘텐트는 2021년 공개한 예능 ‘소년멘탈캠프: NCT DREAM 편’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아이돌 등 K팝 콘텐트는 회차가 많지 않고 러닝타임도 짧아 다른 장르(드라마·영화 등)와 섞였을 때 경쟁력을 갖기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10~20 세대나 해외 팬들이 주요 타깃층인 만큼 아카이브를 확보하고 있는 것 자체가 성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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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다음 빈칸을 채우시오'에서는 4명의 아이돌이 등장해 무대 아래 ‘나’로서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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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다큐멘터리 장르는 예능과 마찬가지로 팬덤 등 확실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심도 있고 다각적으로 K팝을 보여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K팝은 기본적으로 팬덤이 엄청나기 때문에 제작 과정 등을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수요가 분명히 있다”며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 세계를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상업적으로도, 대중적으로도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공개한 왓챠의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다음 빈칸을 채우시오’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일본 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1월 일본 신규 구독자 증가 폭이 전월 대비 3.4배 뛰었다. 2020년 9월 왓챠가 일본에서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 폭이다.

'다음 빈칸을 채우시오'는 오마이걸 효정 등 4명의 아이돌이 무대 아래 ‘나’로서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인물 다큐멘터리다. 현대인의 삶은 9가지 사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가상의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동료·가족·팬 등이 보내준 8개의 물건, 자신이 선정한 1개의 물건을 통해 각자 소중했던 경험과 에피소드, 삶의 가치관 등을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왓챠 측은 “일본 내에서 인기가 높은 K팝을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로 풀어내면서도 타 프로그램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아이돌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킨 것이 폭발적인 구독자 수 증가를 가져온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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