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SI 업체 통해 사피온 AI 반도체+SKT 슈퍼노바 공급
엔비디아 GPU 부담되는 미국 기업들 K-AI 반도체로 눈 돌려
5000억원 기업 가치로 투자 유치 성과도...자율주행차 공략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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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온이 국내 최초로 미국 빅테크·이동통신사·방송사에 자사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AI 반도체의 본진인 미국 시장에서 저전력·고성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K-AI 반도체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SK하이닉스 관계사인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이 미국 대형 SI(시스템통합) 업체를 통해 굴지의 미국 빅테크 기업을 비롯해 대형 이통사 한 곳과 방송사 등에 자사 AI 반도체 'X220'을 수출한다.
구체적으로 X220에 SKT의 AI 기반 동영상 업스케일링(화질 향상) 서비스인 '슈퍼노바'를 결합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솔루션을 SI 업체에 제공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이번 수출은 미국 SI 업체가 빅테크·이통사·방송사의 의뢰로 동영상을 복원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도입·운영비 절감을 위해 엔비디아 GPU를 대체할 AI 반도체를 찾으면서 성사됐다.
엔비디아 GPU는 특정 AI 모델에 최적화한 반도체가 아니어서 AI 추론(실행) 시 전력 소모가 극심한 단점이 있다. 이러한 전력 소모가 AI 서비스 운영비 부담으로 돌아오는 만큼 많은 IT 기업이 엔비디아 GPU를 대체할 AI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다.
X220은 지난해 9월 딥러닝 벤치마크인 MLPERF 기준 동급 엔비디아 GPU보다 2.4배 우수한 전력소모량 대비 추론 성능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미국 진출 성과를 통해 사피온은 엔비디아, 삼바노바, 세레브라스, 그래프코어 등과 어깨를 겨루며 진정한 의미에서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사피온의 AI 반도체는 그동안 SKT 계열 AI 서비스 추론과 SKT와 NHN클라우드의 AI 반도체(NPU)팜 구축에 활용되며 국내 고객 사례를 확대해왔지만, 글로벌 수출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회사 설립 당시 800억원 기업 가치로 SKT·SK하이닉스·SK스퀘어의 투자를 받은 사피온은 최근 5000억원 기업 가치로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도 냈다. 국내 AI 반도체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몸값이다. 2020년부터 AI 반도체를 양산하며 고객 사례를 확보한 게 투자자들에게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투자 액수와 지분 변동은 3월 중 공개할 예정이다.
미국 수출과 투자 유치 성과를 바탕으로 사피온은 차세대 AI 반도체 'X300' 시리즈 출시에 속도를 낸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SKT 'K-AI 얼라이언스' 간담회에 참석해 "올해 하반기 메모리 성능을 강화함으로써 초거대 AI를 효과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X330은 X220보다 성능이 4배 이상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K-AI 얼라이언스 소속인 팬텀AI와 함께 AI 반도체 새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차량용 AI 반도체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팬텀AI의 자율주행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와 사피온의 차량용 AI 반도체 'X340'을 결합한 AI 풀스택으로 인텔(모빌아이), 테슬라, 엔비디아 등에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사피온은 서버 제조사인 슈퍼마이크로와 협력해 AI 반도체 서버를 만든 후 외부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한 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판로를 다각화한 AI 반도체 기업은 전 세계에 다섯 곳이 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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