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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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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떠내려온 시신 43구…"좌초된 난민보트 모습 끔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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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휴양지 스테카토 디 쿠트로의 해변에서 난민 선박이 좌초됐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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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남부 해상에서 26일(현지시간) 난민들이 탄 선박이 좌초하면서 최소 43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AP통신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해경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의 휴양지 스테카토 디 쿠트로의 앞바다에서 난민들이 탄 보트가 해안가의 바위에 부딪혀 좌초됐다. 해경은 정오 성명을 통해 “현재까지 80명이 생존했으며, 해안을 따라 43구의 시신이 발견됐다”며 “생존자들은 배가 난파된 이후 해안에 가까스로 도착한 이들”이라고 밝혔다. 이날 사고는 너비 약 20m의 목선에 난민 120명이 넘게 탄 상태에서 해변을 불과 수 미터 남겨 놓고 배가 암초에 부딪히며 벌어졌다. 배에 탄 난민들의 국적은 이란·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시리아 등으로 보도되고 있다.

당초 현지 언론들은 “해변에 27구의 시신이 떠내려왔다”고 전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사망자 수는 크게 늘었다. 이탈리아 통신 AGI는 “시신 가운데 불과 수 개월짜리 아기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악천후로 해상 실종자 수색에 난항을 겪으며 피해가 커졌다. 산산조각 난 목선의 잔해는 해변을 따라 300m 가까이 흩어진 채 발견됐다.

쿠트로 시의 안토니오 체라소 시장은 현지 매체 SkyTG24에 “사망자 가운데는 어린이와 여성도 포함돼 있다”면서 “당신 인생에서 결코 보고 싶지 않은 광경, 평생 떨칠 수 없는 소름 끼치는 광경”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불법적인 해상 이동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난민 보트의 구조 활동을 대폭 줄였다. 지난해 10월 집권한 우파 성향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사고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도 “인신 밀수업자들이 계획한 난민 출국과 관련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테오 피안테도시 이탈리아 내무장관도 별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고는 불법 난민 채널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고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전 군중 연설에서 “난파선에 갇힌 모든 사람들 위해 기도한다”며 애도를 표했다.

중동·아프리카 지역 난민들이 유럽으로 넘어오는 ‘지중해 루트’는 해상 사고가 잦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지중해 중부 해상에서 2만 333명이 실종되거나 사망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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