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한 10개 종목에 청약해 상장 첫날 판 투자자가 번 돈이다. 공모주 청약을 통해 1주씩만 받아도, 상장 첫날 종가에 팔아도 벌 수 있는 금액이다. 청약에 더 많은 돈을 넣었다면, 지금까지 해당 종목을 들고 있다면 수익률은 더 커진다. 2021년 도입된 균등배정 방식 덕분에 수십만원만 있어도 공모주 투자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나온 성과다.
그래픽=손민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 시장이 내리막길을 걷자 기업공개(IPO) 시장도 위축됐다. 먹거리가 사라지자 자연스레 투자자들도 공모주 시장을 떠났다. LG에너지솔루션과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청약에 가족 명의는 물론 대출까지 끌어와 청약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위축됐던 IPO 시장이 다시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여전히 규모가 큰 곳들은 몸값을 제대로 받겠다며 상장을 철회하고 있지만, 중소형 기업들은 꾸준히 거래소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올해 상장한 10개 기업이 준수한 성적을 거둔 영향이 크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10개 기업 모두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
공모주 청약을 잊지 않고 있던 투자자들도 만족스러운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상장만 하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가 된 뒤 상한가)과 ‘따상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가 된 뒤 이틀 연속 상한가)을 찍던 시절과 비교하면 분위기는 딴판이다. 좋은 기업을 잘 골라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좋은 기업을 골라내는 방법 중 하나는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도를 통해 미리 읽어내는 것이다. 이는 모두 공개돼있는 정보다. 공모 청약 전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들어가 해당 종목을 검색하고 ‘[기재정정] 투자설명서’라는 보고서를 찾는다. 기관 투자자들의 공모 참여 결과가 포함된 보고서로 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보고서에는 해당 기업의 확정 공모가와 수요 예측결과가 기재돼 있다. 자산운용사와 투자매매·중개업자, 연기금, 은행, 보험 등이 얼마나 이 주식에 관심을 가졌는지 가늠할 수 있는 경쟁률이 적혀있다. 경쟁률이 높을수록 그 주식 인기가 많았다는 의미다. ‘따상상’을 기록한 꿈비의 경우 운용사 경쟁률은 437.66대1, 투자매매·중개업자와 연기금에게는 각각 36.14, 180.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주에 청약하려면 최대한 많은 증권사 계좌를 미리 만들어둬야 한다. 청약 당일에 부랴부랴 계좌를 만들려다 영업시간이 지나 청약을 하지 못하거나, ‘1개월 1계좌’ 권고 문턱에서 좌절할 수 있다.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빚을 낸 투자에는 위험이 따르지만, 단기간에 확실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해볼 만하다.
스팩을 제외하면 내달 6개 기업이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있다. 금양그린파워를 시작으로 틸론,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에스바이오메딕스, 엘비인베스트먼트,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청약을 받는다. 다음 달에만 6번의 기회가 찾아오는 셈이다.
누군가는 겨우 13만원을 어디에 쓰냐고 묻겠지만, 단기간에 이 정도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투자는 많지 않다. 무엇보다 여전히 파란불로 가득한 당신의 MTS를 보라. 새 증권사 계좌를 만들고, 공시를 뒤지는 귀찮음이 싹 가실지 모른다.
오귀환 기자(ogi@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