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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K 뮤지컬 컴퍼니는 2010년 1월, 뮤지컬 '모차르트'를 시작으로 유럽뮤지컬을 한국 프로덕션으로 소개하여 성공적인 프로덕션을 구축했다. 2018년부터는 '웃는남자', '마타하리', '엑스칼리버', '프리다'를 선보이며 창작 뮤지컬을 제작해왔다. 2023년 1월, 월드 프리미어 프로덕션으로 창작 뮤지컬 '베토벤'(Beethoven Secret)이 개막했다.
18세기 음악의 도시 오스트리아 빈, 250여 년 전 탄생했던 고전 음악,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손꼽히던, 그러나 기구한 운명으로 청력을 상실한 음악가 루드비히 베토벤(Ludwig Beethoven). 처절하게 상처받은 영혼의 소유자이자 세계적인 위대한 음악가로 평가받는 클래식 음악의 대가 중 한 명이다. 베토벤의 원곡들과 불행했던 삶을 바탕으로 드라마틱한 서사 뮤지컬이 탄생했다. 유럽이나 서구가 아닌 아시아, 한국,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세계 초연으로 개막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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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토벤'은 월드 프리미어 프로덕션을 위해 오랜 준비 기간(7년)을 거치며 응축된 에너지를 드러냈다. 그동안 뮤지컬 '모차르트'와 '엘리자벳', '마리 앙투와네트' 등 세계적인 스테디셀러 작품을 함께 작업했던 극작가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이들과 호흡을 맞춘 바 있고 베토벤의 고향 빈에서 온 독일의 유명연출가 길버트 메머트(Gilbert Mehmert)가 연출을 맡았고 음악 수퍼바이저 베른트 스타익스너(Bernd Steixner)를 비롯한 국내외서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한국의 창작진과 배우들이 함께한다.
작품의 모티브는 베토벤이 죽은 다음 날, 그의 방에서 이름과 수신인을 밝히지 않은 '불멸의 사랑'에게 보내는 열정적인 러브레터에서 영감을 받아 뮤지컬로 제작됐다. 작품은 베토벤에게 찾아온 불멸의 사랑, 사랑이 보여주는 힘과 사랑의 한계, 사랑에 의해 인간이 어떻게 분해되고 행동하고 변화될 수 있는지 한 예술가의 삶과 행동에 관한 것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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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지독한 냉소와 따돌림으로 상처받은 영혼을 지녀 사회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던 비운의 음악가 베토벤은 생애 최절정기였던 1810~1812년, 가까스로 음악가로 성공했지만, 음악가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청력을 잃어버리게 되는 기구한 운명이다. 베토벤은 내, 외적으로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듯 깊게 침잠하는 빈사의 상태에서 한 줄기 빛 같은 안토니 브렌티노를 만난 후 사랑이라는 폭풍같은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한다. 천상에서나 경험할 운명, 절대 예기치 않은 위대한 사랑, 결코 이생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던 지독하고도 애틋하고 진한 사랑의 감정에서 발화된 영감은 불멸의 사랑과 직결된 불멸의 멜로디를 통해 모든 삶의 경계와 제약에서 벗어나 내면의 영혼과 오로지 악상으로 교류하며 그의 삶과 음악을 불후의 명곡으로 거듭나게 했다.
무대는 그동안 다양한 공연에서 획기적인 무대를 선보여 왔던 오필영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을 최적화하여 18세기와 동시대를 넘나드는 구조적인 장치와 영상과 조명, 의상 등 시대를 관통하는 극적인 무대 미장센을 구축하기 위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접점을 영리하게 활용해 세련되고 미학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오케스트라 피트에 연주자들도 가발을 착용하고 연주하며 극 중 한 장면을 새로운 연출로 시도하는 등 음향과 더불어 적극적인 협업의 사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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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역을 맡은 박효신은 그동안 가수로서의 음악 작업과 탁월한 가창력을 주특기로 이미 몇 편의 뮤지컬에서 독보적인 실력으로 검증된 바 있다. 베토벤이 환생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외형적인 모습과 호소력 있고 안정적인 가창으로 매 순간 혼신을 다해 멜로디마다 최적의 공력을 실어냈다. 또한 배우로서 감정을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을 적절한 정도를 이입해 이성과 감성을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며 연기하는 그의 모습은, 이미 무대 위 장인의 경지에 다다른 듯했고, 그의 가창과 연기를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본 작품의 감동이 휘몰아쳐 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베토벤의 '불멸의 사랑' 안토니 브렌티노 역의 조정은의 열연은 말해 무엇하랴. 우아하고 단아함 속의 성장한 여인에게 찾아온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화산처럼 솟아나는 사랑을 고뇌와 번민으로 애써 뒤로 한 채 억누르지만,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시퍼렇게 변해버린 비련의 처연한 사랑을 일품 열연을 선보여 보는 이조차 오랜 여운이 남는다.
동생 카스파 반 베토벤 역의 김진욱 배우, 프란츠 브렌타노 역의 박시원 배우, 베티나 브렌타노 역의 최지혜 배우, 밥티스트 피조크 역의 이정수 배우 등 주, 조연과 앙상블 배우 등 하나같이 세계 초연 월드 프리미어로 뮤지컬 '베토벤'에 함께하는 자부심과 자긍심으로 최선을 다해 부대에서 열연하고 있었다.
단지 대사와 한국어 가사의 직접적이고 일상적인 번역보다는, 조금은 더 시적이고 음악적인 깊이와 상징성이 부가되었으면, 더 깊은 감동과 여운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디테일한 부분과 전반적인 수정 보완의 단계를 거쳐 더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거듭나, 그야말로 세계를 누비는 뮤지컬 '베토벤'으로 다시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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