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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fn이사람] "기업에 ‘갑질’하는 회계법인 일벌백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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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 예일회계법인 부회장
新외감법 감사인 독립성이 핵심
지정감사제는 회계 투명성 높여
9+3 완화안도 긴장효과는 같아
자정의지 있다면 신속감사 허용


파이낸셜뉴스

박성용 예일회계법인 부회장 / 사진=박범준 기자


신외부감사법이 시행 5년 차를 맞았다. 기업들은 "대내외 경영여건도 좋지 않은 때 회계비용마저 뛰었다"며 여전히 불만을 토로한다. 하지만 회계 투명성 향상은 틀 수 없는 물길이라는 게 금융당국과 회계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박성용 예일회계법인 부회장(사진) 역시 감사인 독립성 확보, 감사 품질 제고 등을 위한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 상대 '갑질' 등으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부 회계법인을 일벌백계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21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신외감법 주요 내용 중 하나인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두고 "회계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전제"라고 정의했다. 현행 '자유선임 6년, 지정 선임 3년' 제도가 재계의 원성을 사고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으나 "핵심은 감사인이 더 이상 눈칫밥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라고 답했다.

일감을 따낼 목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는 데 전전긍긍하지 않고 감사를 엄격히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물론 '9+3'이나 '6+2'로 완화하는 안이 거론되지만 다음 회계법인이 자신들의 감사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선 동일하다. '긴장 효과'는 유지되는 셈이다.

그는 또 "경영자가 투명경영 의지를 증명하고, 감사위원회도 정상 기능해 손댈 곳이 없다면 자유 선임제로 해도 무방하다"면서도 "경영과 소유가 분리돼 있지 않는 등 거버넌스(지배구조) 허점마저 있는 상태에서 감사 강도만 풀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업들 목소리도 챙겼다. 각 회사 내부통제 수준을 평가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신속한 감사 절차 진행을 허용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박 부회장은 "자정하려는 동기를 심어줄 수 있다"며 "표준감사 시간을 줄이는 인공지능(AI) 감사 프로그램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동시에 탈법·비윤리적 행태를 일삼는 회계법인은 엄벌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회계감사 전반을 향한 불신이 퍼질 수 있어서다. 박 부회장은 "회사 한 곳을 지정받아놓고 온갖 명분을 내세워 자회사나 관계사 일을 수임하거나 감사 이외의 영역까지 간섭하는 악습은 철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일회계법인도 단연 '감사' 부문에 힘을 싣고 있다. 전담인력을 약 20명 배치한 상태다. 사업부문도 다각화하고 있다. 풍력·수력 등 에너지나 공항·고속도로 사업성 평가에 특화된 자원개발팀, ESG경영연구소 등이 대표적이다.

독보적 1위 자리에 있는 부실채권(NPL) 매각자문 분야도 수성에 나섰다. 대다수 중소형 회계법인이 채택 중인 '독립채산제' 대신 '원펌(One Firm)' 체제로 운영한 덕에 가능했다. 발로 뛰고 일일이 조사해야 하는 업무가 많아 기피부서 중 하나이지만 법인 차원에서 전폭 지원하다 보니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전체 임직원 150명 가운데 20여명이 이 일만 맡고 있을 정도다.

박 부회장은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진 NPL, 구조조정 업무가 늘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가능하면 신입 회계사를 뽑아 교육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영락보린원 캠프 추진 등 사회공헌은 직접 신경쓰고 있다. 박 부회장은 "단순히 힘든 처지에 놓인 아이들을 도와준다기보다 공적 업무를 하는 입장에서 한 개인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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