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렐 "왕이, 제공 계획 없다고 말해…그래도 계속 주시"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이 중국을 향해 러시아에 무기 제공을 하지 말라고 공개 경고장을 날렸다.
EU의 외교 수장 격인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이사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의에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과 긴 대화를 나눴고, 중국의 대러 무기 제공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그러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답했다.
특히 그는 "무기 제공에 대한 우려 자체뿐 아니라 이는 EU와 중국 관계에 있어 '레드 라인'(red line·금지선)일 것이라는 점을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왕 위원은 내게 (무기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며, 그럴 계획이 없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왕 위원과 언제 관련 대화를 나눴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주말 사이 열린 뮌헨안보회의 계기 양자 회동 자리에서 이같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 외교부도 왕 위원이 독일 뮌헨에서 보렐 고위대표와 회동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회동에서 왕 위원은 "중국은 유럽과 소통을 강화하고 열심히 노력해 정치적 해결 경로를 찾기를 원한다"며 "변란이 교차하는 세계에서 중국과 유럽은 협력을 강화하고 세계에 더 많은 안정성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중국의 대러 무기 제공 가능성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왕 위원을 만난 당일인 18일 미국 CBS방송의 프로그램 페이스더네이션에 나와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주장하면서 처음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국은 서방의 대러 제재나 규탄 성명에 동참하지 않으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무기 지원은 자제하는 방식으로 수위를 조절해 왔다.
그러나 전쟁 1주년 국면에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에 속도를 내면서 중국이 '무제한 협력'을 약속한 관계이자 반(反)서방 전선의 핵심 파트너인 러시아에 대한 본격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날 EU 외교장관들은 최근 EU 집행위가 제안한 대러 10차 제재 패키지 시행 여부를 비롯해 우크라이나에 무기 제공을 서두르기 위한 세부적인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렐 고위대표는 전했다.
그는 "오늘의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는 우크라이나에 155㎜ 포탄이 지속해서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하루에 5만 발 정도를 발포하고 있기에 우크라이나도 동일한 수준의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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