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주주를 위한 SM’으로 회귀
하이브에만 시너지…K팝 독과점
SM 미래가치 훼손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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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의 ‘최후의 일격’이 이어지고 있다. 공개매수 마감과 다음 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개매수와 하이브의 인수를 반대를 이유를 조목조목 열거하며 SM 구성원들의 입장을 전하고 있다. SM의 유산과 노하우를 지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주주들의 마음을 붙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일 SM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SM이 하이브의 적대적 인수를 반대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영상에선 SM CFO인 장철혁 이사가 하이브의 인수를 반대하는 이유를 네 가지로 설명했다.
장 이사는 하이브의 지분 인수에 대해 “현 경영진 및 이사회와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명백한 ‘적대적 M&A’ 시도에 해당한다. 하이브는 SM의 이사회를 장악함으로써 경영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하이브가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인수하고 소액 주주의 지분을 최대 25%까지 공개매수해 약 40%의 지분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장 이사는 “이러한 지배구조에선 전체 주주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의사 결정이 어려워지고, 하이브가 주장한 SM의 독립적 경영 보장 역시 지켜지기 어려운 약속”이라며 “이는 ‘특정주주를 위한 SM’이라는 잘못된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장 이사는 특히 이번 하이브의 공개매수와 구주 인수 관련 공시를 졸속 의사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SM 지분 인수는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되고 자금 조달을 위해 거액의 단기 차입도 발생할 정도의 중대한 의사결정이다”라며 “하이브는 SM에 실사자료 제공 협조 요청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내린 이사회가 존재하는 곳이다. 기업 거버넌스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SM을 인수하게 되면 SM 역시 취약한 거버넌스 아래 놓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SM은 하이브가 경쟁자라는 점을 인수 반대의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SM이 우려하는 것은 SM 소속 가수들이 활동이 후순위로 밀려날 수 있다는점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두각을 보이는 SM과 하이브의 거물 아티스트들의 경우 대개 금요일과 월요일에 신보를 발매하고, 앨범 발매 시기가 연간 100회 수준으로 제한돼 있는 만큼 하이브 소속 레이블 아티스트와의 발매 시기에서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SM 측은 “‘SM 3.0’에서 목표하는 팬 플랫폼 사업을 포기하고 하이브 플랫폼을 이용하게 될 경우, 단순 일부 라이센싱 수익을 늘릴 뿐 기업가치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팬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는 데이터를 놓치게 되어 신성장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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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K팝 업계의 두 대형 회사의 빅딜은 산업 전체가 아닌 하이브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SM IP(지식 재산권)의 위버스 입점과 IP 수익화 사업의 하이브 아웃소싱 등으로 “시장에서는 SM 아티스트가 위버스 플랫폼에 입점하는 게 시너지라고 이야기한다”며 “하이브의 추가 수익 창출만을 위한 것”이라고 장 이사는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하이브는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SM브랜드마케팅, 드림메이커 지분도 함께 인수한다. 장 이사는 “이 과정이 SM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 밝혔지만, 두 회사의 가치는 SM엔터가 만들어 준 것”으로 “지분 가치는 SM엔터 주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두 회사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이번 딜을 통해 별도로 프리미엄을 지급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고 짚었다.
또한 “이들 회사의 사업은 위버스와 경쟁관계에 있는데,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취득한 후 이들 회사의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없다”며 “결국 이 회사들의 가치는 하이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을 뿐, SM 관점에서 지배구조 개선 효과는 전혀 없다”고 전했다.
양사의 결합은 대중문화 사상 전무했던 합병인 만큼 독과점도 우려된다. 장 이사는 “SM과 하이브가 합쳐진다면 전체 시장 매출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SM에 따르면 양사의 음반, 음원 수익 합산하면 70%, 공연 수익 합산하면 89%에 해당한다. 장 이사는 “이러한 독과점으로 가장 큰 피해를 겪는 것은 결국 팬분들”이라며 하이브 산하 여러 레이블들의 공연 티켓 가격 상승을 하나의 예시로 언급했다.
더불어 기업결합으로 인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는 “SM의 미래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장 이사는 “독과점 이슈로 인해 기업결합신고가 반려된다면, 대량의 SM 지분이 시장에 쏟아져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조건부 결합 승인을 받을 경우에는 하이브에서 공정위가 제시한 시정 조치 실행을 위해 피인수사인 SM의 사업 규모를 축소할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승인을 받는다 하더라도, 심사과정의 지연으로 인해 SM이 그리는 사업전략을 구현해나가는 데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M은 이러한 입장 정리를 통해 주주의 이탈을 막고, 하이브가 아닌 SM의 편에 서달라고 강조했다. 향후 SM은 실적 발표 이후 ‘SM 3.0’의 전체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장 이사는 “하이브의 적대적 M&A 시도는 SM이 그간 해 온 치열한 고민과 노력, SM이 아티스트들과 함께 추구하여 온 가치를 모두 무시하는 것”이라며 “경영진의 역할은 SM 임직원과 소속 아티스트, SM 팬과 SM 주주분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이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을 것이며, 변해서도 안 될 것이다. 팬과 주주분들이 믿어주시는 한, SM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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