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내린 채 아파트 새벽배송… “소변보려고” 주장한 배달원 최후

배달원 A씨가 하의를 탈의한 상태로 아파트 복도를 걸어가는 모습. /SBS

새벽 배송 업무 중 하의 탈의 상태로 아파트 복도를 활보한 30대 배달원이 1년여 만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 신서원 판사는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기관 및 장애인기관 각 3년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2021년 11월 오전 7시쯤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바지와 속옷을 발목까지 내리고 상의를 배 위로 올려 신체 부위를 완전히 노출한 채 활보한 혐의를 받는다. 이른 시간이라 A씨와 마주친 주민은 없었지만, 한 입주민이 설치한 개인 CCTV에 이 모습이 담기면서 발각됐다. 영상에는 뒤늦게 CCTV 존재를 알아차린 A씨가 황급히 바지를 올리는 장면도 나온다.

A씨는 배송업체 정직원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배송을 위탁받은 한 여성 배달원의 남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 측은 “배송업무 중 복도에 소변을 보려고 바지와 속옷을 내렸다가 다시 올렸는데 흘려내렸다”며 “손에 물품이 있어 바로 올리지 못한 상태에서 배송했을 뿐 음란행위의 고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음란행위는 주관적으로 성적인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행위의 음란성에 대한 의미의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며 “CCTV를 보면 피고인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복도식 아파트 복도에서 다른 사람과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이었던 점 등으로 미뤄 피고인의 행위가 성적 도의 관념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피고인도 이런 음란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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