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전경.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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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려대를 졸업하는 김모(24)씨는 오는 24일 열리는 졸업식(학위수여식) 참석을 놓고 마음을 졸여야 했다. 선착순으로 200명만 참석할 수 있는데 온라인 신청이 시작한 지 1분도 되지 않아 마감됐기 때문이다. 뜻밖의 ‘광클’ 대란이 벌어진 것이다. “참석 인원이 너무 적어 신청에 실패했다”는 김씨의 문의에 대학 학사팀 관계자는 “이전에 (규모가 더 큰) 체육관에서 진행했을 때는 참여율이 너무 낮아 대강당으로 장소를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를 포함한 졸업생들의 불만이 커지자 결국 고려대는 참석 인원을 늘려 추가 신청을 받았다. 김씨는 “입학식은 거의 참석하지 않는 분위기지만, 졸업식은 마무리의 의미도 있고 부모님도 오고 싶어하셔서 꼭 참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선착순 신청 때문에 졸업식에 못 가는 학생들이 생길 수도 있는 어이없는 일이 이젠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8일 고려대 제116회 학위수여식 현장참여 사전 신청이 마감된 화면. 고려대 커뮤니티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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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복 대여 서비스 먹통…사설업체서 10만원에 빌려
2023년 2월 하순의 대학가 풍경이 3년 만에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라졌던 대면 졸업식이 돌아왔다. 지난 3년간 대부분 대학이 졸업식을 유튜브 생중계 등 비대면으로 대체했지만, 올해는 대면 졸업식과 병행하는 대학이 많아졌다. 졸업식이 다시 대면으로 열리면서 행사장을 찾는 졸업생들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늘었다. 대학이 예측한 행사장의 수용 인원을 초과하는가 하면 학사모·학위복을 구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각 대학에선 졸업식 전후로 학사모와 학위복을 빌려주는데, 준비된 수량보다 수요가 많아 학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고려대의 경우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 동안 날짜별로 대여 신청을 받았는데, 신청자가 몰려 홈페이지 서버가 먹통이 됐다. 고려대 졸업생 허지원(27)씨는 “수강신청 할 때처럼 ‘땡’하자마자 들어갔는데 마감됐다는 안내 화면이 떴다. 3시간 동안 기다린 끝에 신청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고려대 측은 “학위복을 5000벌 이상 준비해 수량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서버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학위복을 구하지 못한 졸업생들은 사설 업체에서 많게는 10만원을 내고 대여하기도 했다. 이마저도 재고가 없다는 소식에 돌려 입는 ‘품앗이’도 이뤄지고 있다. 고려대 재학생 커뮤니티에는 “대여비를 부담할 테니 학위복을 한두 시간만 빌려달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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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친구들과 추억 남길 수 있어 다행”
17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에서 열린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을 찾은 학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장윤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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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대학 졸업생들은 졸업식 참석 이유로 “졸업사진을 남기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지난 17일 한국외대의 졸업식 풍경은 그런 비대면 졸업식 전통에 절반 이상은 부합했다. 단과대학별로 장소를 나눠 학위수여식을 진행했는데, 방송으로 중계되는 총장의 축사와 상장 수여가 이뤄지는 동안 캠퍼스 곳곳에서 ‘인증샷’을 찍는 졸업생들이 많았다. 한국외대 졸업생 이수아(24)씨는 “친구들과 사진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졸업식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대면 졸업식에 공연 등 행사를 준비한 대학들도 있다.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졸업식을 진행한 중앙대는 졸업생에게 장미꽃과 축하 메달 등 기념품을 나눠주고 포토존과 포토 부스, 방명록을 준비했다. 졸업식장에선 음악과 박사 과정 학생들의 국악·성악 공연 등이 펼쳐졌다. 숭실대에선 교수들이 졸업식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직접 커피를 전달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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