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15일 2023년 1월 고용동향 발표
제조업 취업자 감소 전환…16개월만 최대 폭
제조업 근로시간도 0.9시간(-2.1%) 줄어
생산·수출감소, 시차 두고 고용시장에 반영
청년층 취업자 수에 악영향…5.1만명 감소
경고 수위 높인 기재부, 2월 그린북 발표
13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감만 부두 모습. 관세청에 따르면 2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76억1천7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9% 증가했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4.5% 감소했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늘면서 이달까지 무역적자가 1년째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누적된 무역적자는 역대 최대를 기록한 작년의 37%에 달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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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제조업 취업자 수가 15개월만에 줄었다. 감소 폭은 16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을 중심으로 제조업 경기가 악화하면서 고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고용지표의 핵심이다. 전산업 취업자 수 2736만3000명 중 16.2%가 제조업 취업자다. 게다가 제조업 일자리는 소위 말하는 ‘질 좋은 민간 일자리’다. 제조업이 고용이 회복하지 못하면 양적, 질적 양 측면에서 고용이 호조세를 나타내기 어렵다.
수출 경기 한파가 본격적으로 고용지표에 영향을 주는 모양새다. 성장 핵심인 수출이 꺾이면서 정부도 경제위기 경고 수위롤 공식적으로 높였다.
18일 통계청 2023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취업자 수는 443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446만7000명 대비 3만5000명(-0.8%)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 10월(-0.3%) 이후 처음이다. 2021년 11월(+1.2%)부터 제조업 취업자 수는 증가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8월엔 5.6% 증가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점차 증가 폭이 작아지더니 결국 1월 감소로 전환했다. 감소 폭은 2021년 9월 3만7000명(-1.7%) 감소 이후 최대다.
제조업 취업자가 일하는 시간도 줄었다. 주요 산업별 주당 평균 취업시간의 전년동월대비 증감을 살펴보면 제조업은 1월 41.2시간을 기록했다. 전년동월대비 0.9시간(-2.1%)이 감소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제조업 취업자 수가 15개월만에 감소로 전환했는데, 이는 산업활동동향 통계 내 전자부품 생산 등이 감소한 영향”이라며 “앞으로도 산업활동동향 통계 내 드러난 부분이 지속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도 2023년 1월 고용동향 분석 자료를 통해 “생산·수출감소 등이 시차를 두고 고용시장에 반영되며, 전자부품 등을 중심으로 1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는 청년층 고용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준다. 고령층 일자리, 정책 일자리와는 성격이 다르다.
실제로 1월 청년층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5만1000명 줄었다. 감소 폭이 지난해 12월(2만5000명)의 두배 이상이다. 기저효과와 인구 감소도 영향을 미쳤지만, 경기둔화로 인한 제조업 불황도 원인 중 하나다.
연령별로는 노인 일자리는 대폭 늘었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40만 명 늘어 전체 증가 폭의 97.3%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 3월(40만8000명)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일자리 질도 악화했다. 주 36시간 이상 일한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2만8000명 줄었다. 반면, 주 36시간 미만 단기 취업자는 47만명 늘었다.
기재부는 “전월 대비 기저효과 확대, 인구감소(-18만9000명), 경기둔화 영향으로 제조업 및 운수창고업 중심으로 청년층 취업자 수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제조업 재고율은 7개월 연속 120%를 상회했다. 국가통계포털 광업제조업동향조사 제조업 재고율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재고율은 126.0%를 기록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지난해 6월 124.2%를 시작으로 7개월째 120%를 상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이 정도로 재고가 장기간 쌓인 일은 1990년대 외환위기 전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 첫 해였던 2020년에도 제조업 재고율이 120%를 넘은 달은 단 한 달뿐이었다.
이에 정부 경기진단도 경고 수위가 올라섰다. 기획재정부는 17일 ‘2023년 2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수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기업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등 ‘경기흐름이 둔화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 세계경제 연착륙 기대감과 함께 통화 긴축기조 및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 우려 등 하방위험이 교차하며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분석은 지난달까지 8개월 동안 이어졌던 정부 평가보다 더 부정적이다. 정부는 그린북 1월호에서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지난해 6월부터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를 이어왔다. 그런데 이번달 ‘우려’란 말이 사라졌다. 경기둔화가 이미 시작됐다는 의미다.
기재부는 “확고한 물가 안정, 민생부담 완화 기조 하에 수출·투자 활력 제고에 총력 대응하면서, 3대 개혁, 에너지 효율 향상 등 경제체질 개선 및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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