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19일 특전사회 초청 5·18 행사 차질…모자 결연식·오월어머니 합창취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15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 위치한 5·18 부상자회 사무실에서 황일봉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9일로 예정된 특전사동지회와의 화합 행사에 대해 지역사회 반대가 이어지자 행사 취지와 필요성을 설명하는 간담회를 열었다.[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지역사회 일부에서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는 5·18 단체의 특전사동지회 초청 행사에 차질이 불기피해졌다. 용서와 화합의 상징이 될 수 있었던 ‘모자 결연식’과 오월어머니 합창 프로그램 등이 참여자들의 행사 거부로 취소됐다.

16일 지역시민사회에 따르면 5·18 당시 최초 사망자였던 고(故) 김경철의 어머니 임근단 여사가 오는 19일 5·18 단체가 추진하는 대국민 공동선언식 불참 의사를 밝혔다. 임 여사는 행사에서 계엄군 출신 특전사동지회 고문과 모자 결연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임 여사는 ‘진정한 사과와 진상규명을 위한 고백’이 선행돼야 한다는 내·외부 반발이 거세고 자신이 속한 유족회가 불참하기로 하자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월어머니 일부가 자신들의 회한이 담긴 창작곡을 합창하기로 한 것도 전면 취소했다.

5·18 최후 항쟁을 유혈 진압한 특전사 대원들이 승전가처럼 부른 군가 ‘검은 베레모’를 이번 행사에서 부르기로 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이미 5·18 3단체(부상자회 공로자회 유족회) 중 하나인 유족회가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또, 초청 행사 프로그램들마저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화합’이라는 행사 취지를 살리기 어렵게 됐다.

행사 자체를 취소하라는 지역사회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5·18 기동타격대 동지회는 이날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화해를 간청하는 행위를 더는 방관할 수 없다”며 “대국민 선언 행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어 “특전사동지회는 80년 5월 자행한 민간인 살상 행위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진상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며 “그것이 오월 영령과 광주시민, 국민 앞에 진정 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5·18 부상자회와 공로자회는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이 된 ‘검은 베레모’는 부르지 않기로 했다. 이들은 “2021년 이후 계엄군 출신 (일부) 인사가 유가족을 만나 사죄했고, 노태우 씨의 아들 재헌 씨가 여러 차례 광주를 방문해 5·18 묘역을 참배했다”며 “각계각층의 ‘진정한 사과’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5·18 부상자회와 공로자회는 오는 19일 특전사동지회와 함께 대국민 공동선언식을 하고 5·18 민주묘지 참배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사회의 반발도 잇따라 행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헤럴드경제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 대표와 특전사동지회 관계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hwang@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