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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물가와 GDP

예상치 웃돈 미 1월 소비자물가… 그래도 시장은 덤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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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REUTER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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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많이 올랐지만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방향 자체를 흔들만한 수준은 아니란 판단에 따라서다.

14일(현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은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0.57% 상승했다. 나스닥은 금리에 민감한 기술·성장주 비중이 높은데도 CPI 발표 후 오히려 지수가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0.03%)와 다우지수(-0.46%)도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6.4%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6.5%와 비교해 0.1%포인트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6.2%)보다 높았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언급한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물가 상승세 완화)'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장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고 보면서도 파월 의장이 강조한 ‘디스인플레이션’ 기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1월 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긴 했지만, 2021년 10월 이후 최소폭 상승이기도 했다. 물가 상승세 완화하는 흐름이 나타난 상황에서 Fed가 과거처럼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하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디스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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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날 미국 2년 국채 수익률(종가 기준)은 4.6218%로 전 거래일 대비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금리 지표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종가 기준)도 3.753%로 전 거래일 대비 0.049%포인트 소폭 상승한 후 마감했다. 달러화 가치는 오히려 떨어졌다. 14일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전일 대비(종가 기준) 0.125 하락한 103.123에 거래됐다. 1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한다고 해석한 것이다.

1월 물가 지표를 두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금리를 5% 이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하면서도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 (막바지에)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성명에서 “연간 인플레이션이 7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것을 확인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일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말한 대로 물가 지표가 “매끄럽지 않고 울퉁불퉁(bumpy)하게” 둔화할 수 있어서다. 디스인플레이션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는 건 이번 1월 지표에서 확인됐고, 고금리를 유지하겠다는 Fed 입장에도 큰 변화가 없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2%대로 돌리기 위해서는 예상보다 더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미 고용시장의 활황도 Fed의 본격적 긴축 완화를 어렵게 한다. 고용시장의 활황은 미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지만, 노동자의 임금을 올리고 소비를 늘려 물가 상승을 다시 부추길 수 있어서다. 미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1월 고용상황 보고서를 보면 비농업 일자리는 시장 전망치의 3배에 가까운 51만7000개가 늘었고, 실업률은 1969년 5월 이후 최저치인 3.4%로 떨어졌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7일 워싱턴DC 경제클럽이 주최한 대담에서 미국 1월 고용 지표가 “이렇게 강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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