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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반도체 불황 영향 본격화… “제조업 취업자 15개월 만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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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충북 음성군 DB하이텍 상우공장을 방문한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반도체 생산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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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취업자 수가 1년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수출 부진 등의 여파다. 제조업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로 꼽힌다. 반도체 불황이 주요 이유 중 하나인데 당분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 상황이라 제조업 고용 한파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36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만1000명 늘었다. 이는 2021년 3월(31만4000명) 이후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제조업 취업자가 줄어든 것이 취업자 수 증가 폭 축소에 영향을 줬다. 제조업 취업자는 3만5000명 줄어 2021년 10월(-1만3000명) 이후 1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는 생산·수출감소 등이 시차를 두고 고용시장에 반영된 영향이다. 제조업 생산지수는 지난해 8월 116.7에서 10월 110.5, 12월 107.5로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에 따라 제조업 취업자도 지난해 8월 24만명에서 10월 20만1000명, 12월 8만6000명으로 증가 폭을 줄이다 이달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청년층에서의 제조업 취업 감소가 고용 부진을 부추겼다.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지난해 1월 32만1000명, 10월 2만1000명 증가하다 11월 5000명 감소로 돌아섰다. 이후 지난해 12월 2만5000명 줄어든 데 이어 이달 5만1000명으로 감소 폭이 커졌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전자 부품과 컴퓨터, 영상음향, 통신 등 산업동향 측면에서 경기가 위축되면서 드러나는 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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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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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취업자가 줄어든 것은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시아 외환위기 직전(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 이후 26년 만이다. 지난달 기록한 적자 규모(126억8900만달러)는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반토막이 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반도체의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7%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업계에서는 최소 상반기까지는 이런 수출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선통신기기와 가전제품도 각각 8.3%, 32.9% 수출액이 감소했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무역 적자가 1년 가까이 이어진 영향이 이제 고용 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라며 “고용이 경기 후행지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제조업 고용 불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정 기자(mj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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