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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공공요금 인상 파장

“가스비 300만원에 영업시간 단축”…난방비로 폐업고려하는 자영업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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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비·전기요금 인상에 운영비↑

1월 고지서 가스비 300만원, 전기요금 300만원

코로나19 버텼지만 산 넘어 산

소상공인연합회 “추경 등 극단의 대책 필요”

헤럴드경제

지난 6일 오후 서울의 한 식당에 인건비 상승 및 물가 인상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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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박혜원 기자]#.서울시 용산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원빈(37)씨는 가스비 부담에 2월부터 영업 시간을 단축했다. 기존에는 새벽 2시까지 손님을 받았지만 밤 12시까지만 열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260만원이었던 가스비가 12월 300만원으로 치솟더니 1월에 310만원이 나왔다. 김 씨는 “새벽까지 운영해봐야 1~2팀 더 받는 수준인데 2시간 동안 가스비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며 “식당은 가스 사용을 줄일 수 없는데 고기집은 계속 고기를 구워야 해 더 하다. 설거지를 미지근한 물로 하는 정도 말고는 딱히 아낄 방법도 없어 영업시간을 줄였다”고 털어놨다.

연이은 에너지 요금 폭탄에 자영업자들이 폭발 직전이다. 업무용 도시가스 요금은 주택용보다 많이 오른데다, 1월에는 전기 요금 인상도 반영됐다. 정부가 1800억원 규모 난방비 지원 대책을 내놨지만, 소상공인이 소외돼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업무난방용 가스 도매요금 인상률은 57.6%로 주택용 인상률(42.3%)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1월 전기요금 또한 전년 대비 29.5% 올랐다.

▶소비 위축, 에너지 요금 폭등 이중고=전날인 14일 오후 5시께 방문한 숙명여대 인근 고깃집 또한 뾰족한 수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소비 위축과 에너지 요금 인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저녁 시간이 가까워오는데도 20여개 테이블이 텅텅 비어있었다. 사장 A씨(41)는 “통상 50만원대였던 전기요금이 1월에 70만원대로 치솟았다”며 “대학가라 1~2월은 비수기인데, 이럴 때 음식값을 올리면 손님이 더 안 온다. 3월 개학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파티룸 영업주들은 난방비 인상 효과를 직격으로 맞았다. 조지현 전국공간대여협회장은 “공간 유지 비용에 난방비가 가장 큰 부담이다. 난방비, 유류세, 식자재 비용 등이 전반적으로 올라서 공간 유지 비용이 늘었다”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버텨왔던 업주들도 힘들다고 아우성”이라고 전했다. 자영업자들에게는 현재 상황이 ‘산 넘어 산’이다. 조 대표는 “코로나19만 버티자는 심정으로 대출을 받았던 업자도 많다”며 “오는 3월부터 상환이 시작되는데 운영비까지 오르니 부담이 막심하다”고 덧붙였다.

인근 PC방 주인인 40대 사장 B씨도 전기요금 인상을 체감 중이다. B씨는 “작년 초만 해도 200만원 초반이었던 전기요금이 12월 300만원 이상으로 뛰었다. 1월에는 350만원까지 나올 것을 각오하고 있다”며 “전기 사용이 준다는건 손님이 줄어든다는 뜻이라 아낄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폐업까지 고려하는 자영업자도 많다. 박성민 한국자영업중기연합대표는 “해장국, 각종 탕 등 장시간 가스를 사용해 조리하는 가게 중 코로나19를 버티고도 폐업하려는 사람이 많다”며 “밤새 끓여야 하다보니 가스비가 너무 많이 나온다. 팔아도 남는게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저만해도 점심 시간에 팔던 갈비탕 메뉴를 없애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코로나19 기간에도 6000원 가격을 유지해왔는데 더 이상 팔기 어렵다”고 말했다.

▶폐업 고려 업주 많아…소상공인 부글부글=관련 단체들은 정부의 난방비 지원대책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소외됐다고 지적한다.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는 “자영업자 대부분이 1인 영세 사업자다. 자영업자 소득이 일반 근로소득에 못 미친지도 한참됐다”며 “난방비 인상으로 고통받는건 취약계층 뿐 아니라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실제 운영비 등을 감안해서 지원 대책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에너지 요금이 급등하면 자영업자 어려움이 극대화되는건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인데 정부 대책은 전혀 없었다”며 “자영업자가 문을 닫으면 가계가 흔들리고 이건 국가 경제 위기로 이어진다.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다음주 중 정부에 난방비 대책을 요구하기 위해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18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대다수가 난방비 지원을 요구했다. 가장 필요한 난방비 정책으로는 ▷소상공인 난방비 요금 할인 51.7% ▷긴급 소상공인 에너지 바우처 지원 35.7% ▷에너지 취약계층 소상공인 포함 등 법제화 9.8% 등이 꼽혔다.

park.jiyeong@heraldcorp.com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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