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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네 번째 정찰풍선도 격추한 美…남중국해선 상륙훈련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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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2일(현지시간) 중국이 보낸 것으로 의심되는 ‘정찰 풍선’을 또 격추했다. 미국과 캐나다 영공에서 정찰 풍선이 발견돼 격추되기는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핵추진 항공모함과 해병대를 동원한 대규모 원정 상륙훈련에 나서는 등 미ㆍ중 간 신경전이 더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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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2일(현지시간) 미 동북부 5대호 중 하나인 휴런호 상공에서 F-16 전투기를 동원해 중국이 보낸 것으로 의심되는 네 번째 '정찰 풍선'을 격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4일 미 동부 연안에서 F-22 스텔스 전투기가 AIM-9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해 첫 번째 정찰 풍선을 격추하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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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찰 풍선 상황은 풍선이 격추된 휴런호 상공 인근 지역의 정치인들이 관련 사실을 밝히면서 알려졌다. 휴런호는 미 동북부 미시간주(州)와 캐나다 토론토 사이에 자리한 5대호 중 하나다.

엘리사 슬로킨 하원의원(민주ㆍ미시간)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 공군과 주 방위군 조종사들이 풍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잭 버그먼 하원의원(공화ㆍ미시간)도 “미 국방부로부터 ‘F-16 전투기가 출격해 공대공 미사일(AIM-9)로 약 2만 피트(약 6000m) 상공의 8각형 구조물을 격추했다’고 들었다”고 이날 폭스뉴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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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버그먼 의원은 또 “(격추된 풍선의) 잔해는 호수에 떨어졌기 때문에 주변에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현재 회수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AP 통신 등은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번에 격추된 풍선에) 별도의 탑재 장치가 없는 것으로 보여 정찰 능력은 잔해를 회수한 뒤 확인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정부, 공세적으로 바껴"



통신에 따르면 이번 격추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졌다. 앞서 미군은 F-22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해 지난 1일 몬태나주 상공에서 발견된 첫 정찰 풍선을 사흘 뒤 미 동부 연안에서 격추한 데 이어, 10일과 11일에도 각각 미 알래스카와 캐나다 유콘에서 정찰 풍선을 잇달아 격추했다.

이와 관련,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두 번째와 세 번째 풍선은 4만 피트(약 1만2000m) 고도에서 비행 중이었다”며 “민항기 운항에 위험하다고 판단해 바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 연방항공청(FAA)은 정찰 풍선이 미 상공에 등장할 때마다 안전을 이유로 항공기 비행 제한 조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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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미 동부 연안에서 수거한 정찰 풍선 관련 증거물을 포장하고 있다. 미 당국은 중국이 어떤 목적으로 이 풍선을 미 본토로 보냈는지 분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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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첫 번째 정찰 풍선 격추가 너무 늦었다”고 비판해온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다소 달라지는 분위기다. 마이크 터너 하원 정보위원장(공화당)은 12일 CNN에 출연해 “중국발 정찰 풍선이 미국 내 가장 민감한 지역 위로 접근했을 때 보여준 묵인하는 듯한 태도보다는 낫다”며 “바이든 정부가 다소 공세적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정찰 풍선 사태가 정부 예산을 두고 바이든 행정부와 대치 중인 공화당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낼지도 주목된다. 그간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부채 한도 상향 요구에 대해 정부 지출 삭감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며 반대해왔다. 이미 지난달 19일 미 연방정부의 부채가 의회가 정한 부채 한도인 31조 4000억 달러(약 3경 9850조원)에 도달한 상태에서다.

하지만 공화당 내에선 이번 정찰 풍선 사태 이후 “국방예산만은 삭감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게다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국방비 증액론까지 주장하는 상황이다.



"중국 싫어하는 상륙훈련 실시"



이런 가운데 미 해군 7함대(사령부는 일본 요코스카)는 지난 11일부터 남중국해에서 통합 원정타격군(ESF) 작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니미츠 항모와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3척, 마킨 아일랜드 강습상륙함, 앵커리지 상륙수송함, 제13해병원정대 등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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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 7함대는 지난 11일(현지시간)부터 남중국해에서 니미츠 항공모함전단을 비롯해 강습상륙함 등을 동원한 통합 원정타격군 작전에 들어갔다고 이튿날 밝혔다. 사진은 훈련 중인 니미츠함 위로 미 해병대 수직이착륙기인 V-22 '오스프리'가 비행하는 모습. 사진 미 7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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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함정과 해병대를 동원한 대규모 원정 상륙훈련의 일환으로, 7함대 측은 “모든 범위의 상륙작전을 수행할 준비”라고 이번 훈련의 의미를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대만 유사시 미군의 지원을 암시하는 것으로 중국의 반발을 부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찰 풍선 사태로 미ㆍ중 간 신경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시나리오인 상륙작전을 상정한 훈련에 나선 것”이라며 “대만을 특정하지 않더라도 대만을 염두에 두고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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