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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하이브의 에스엠 지분 인수, K팝 시장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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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 경쟁력 가질 것…에스엠 내외부 반대 수습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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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공동체와 함께하는 하이브 회사설명회’ 영상에 등장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 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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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또 다른 대형 케이(K)팝 기획사인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에 나서면서 엔터테인먼트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업계는 하이브와 에스엠의 결합이 최종 성사된다면, 케이팝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획기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에스엠 설립자이자 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를 둘러싼 에스엠의 경영권 분쟁 해소와, 조직문화와 성장 배경이 다른 두 회사의 통합 등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하이브는 에스엠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8.46% 중 일부인 14.8%를 4228억원에 다음달 6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하이브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에스엠 인수 배경과 관련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에스엠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를 세계 대중음악의 게임체인저로 도약시키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며 “이를 통해 케이팝의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미래 사업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이라는 공동의 비전 달성을 위해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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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 설립자이자 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에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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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의 결합은 말 그대로 전세계 케이팝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공룡 기획사의 탄생을 뜻한다. 하이브에는 방탄소년단 이외에도 세븐틴과 엔하이픈·뉴진스·르세라핌 등 인기 케이팝 스타가 속해 있다. 에스엠도 과거 활동했던 동방신기부터 슈퍼주니어,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엔시티(NCT), 에스파 등 스타급 아티스트들을 줄줄이 발굴한 기획사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성공한 경험을 갖고 있는 하이브와 아이돌 발굴·육성에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에스엠의 결합은 단순히 스타급 아티스트의 수를 늘리는 것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방탄소년단 이후’를 고민하는 한편 케이팝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 사업을 하는 하이브로선 다양한 아이돌이 계속 필요했던 상황에서 에스엠 아이돌이 결합한다면 독점적 영향력을 갖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나 아시아 시장 중심으로 성장해온 에스엠도 하이브의 성공 경험을 통해 세계 시장 공략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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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가 2021년 10월5일 선보인 첫 미니앨범 <새비지> 티저 이미지. 에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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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다섯번째 미니앨범 <이름의 장: 템프테이션> 미디어 쇼케이스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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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하이브와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앞날에 꽃길만 놓인 것일까. 그렇지만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 전 총괄 프로듀서와 경영권을 두고 각을 세우고 있는 이성수·탁영준 에스엠 공동대표 쪽은 하이브가 자사 주식 인수 사실을 공시한 이날 입장문을 내어 “우리는 하이브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적대적 엠앤에이(M&A)를 반대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지금으로선 다음달로 예정된 에스엠 주주총회 전까지 상황이 어떻게 뒤바뀔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이 이번 일을 두고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건혁 전 붕가붕가레코드 대표는 “두 회사가 결합해 규모를 키우고 그걸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간다면 당연히 좀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우려되는 부분은 인수합병 등을 통해 지배구조의 변화가 찾아왔을 때 두 기업이 어떻게 융합할 것이냐 하는 것과, 이 전 총괄 프로듀서를 둘러싼 에스엠 내외부의 반대를 어떻게 수습할 것이냐 하는 점”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가장 큰 관심사는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하이브와 결합한 에스엠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지다. 이와 관련해 하이브는 공시 당일 추가 보도자료를 내어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경영권을 유지하거나 여전히 에스엠에서 프로듀싱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은 근거 없는 추측에 불과하다”며 “하이브는 이 전 총괄 프로듀서와의 합의를 통해 에스엠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대부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물러난다는 점은 현 에스엠 경영진의 뜻과도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두 회사가 조율을 거쳐 인수합병의 연착륙을 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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