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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하이브+SM=거대 공룡’···K팝에 플러스?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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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지각변동 예고···기대 반, 우려 반

‘뉴진스’ 같은 시너지 효과 낼까

다양성 악화로 ‘가요 생태계’ 파괴할까

경향신문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 소속 그룹 뉴진스가 ‘37회 골든디스크어워즈 with 틱톡‘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골든디스크 어워즈 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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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의 만남으로 K팝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하이브가 경쟁사인 대형 K팝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10일 알려지면서 가요계에서는 K팝 시장에 끼칠 영향을 두고 떠들썩했다. ‘포스트 방탄소년단(BTS)’를 준비하고 있는 하이브가 K팝 아이돌 1세대를 만들어낸 SM까지 품게 되면 ‘1등 주자’ 자리가 더욱 공고해진다. 업계에서는 ‘방시혁의 열정’과 ‘이수만의 노하우’가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견과 SM만의 고유의 색깔이 사라져 결과적으로 K팝 산업의 다양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새어나온다.

우선 두 회사가 합쳐지면 ‘메가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게 된다. 하이브는 방탄소년과 뉴진스, 르세라핌,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이 소속돼 있고, SM에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엑소, NCT, 에스파 등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하이브의 SM 인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쪽은 ‘뉴진스’ 예를 든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ADOR) 소속 뉴진스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만든 걸그룹이다. 민 대표는 SM에서 샤이니, 레드벨벳 등의 아이돌을 만들어낸 디렉터였다. 뉴진스는 한마디로 SM와 하이브의 DNA가 만나 만들어진 아이돌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의 SM 인수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가요계 관계자들이 모인 단톡방에서는 하루 종일 이들이 만들어낼 그룹이 어떨지 기대감이 굉장히 높았다”면서 “뉴진스의 사례처럼 전통적인 K팝 시장을 이끌었던 SM과 K팝을 전환 시키고 있는 하이브가 만나면 그 시너지는 대단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SM에서 나온 아이돌이 K팝 시장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하이브와 만나면 SM도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향신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 겸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천228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10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앞.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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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하이브가 SM과 ‘한식구’가 되는 것에 물음표를 찍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하이브+SM’이라는 거대 공룡의 탄생으로 SM이 가진 색깔을 잃고 K팝 전체의 다양성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일각에선 가요계의 ‘황소 개구리’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희아 대중음악 평론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SM이 K팝의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한 가장 역사 깊은 회사라는 점에서 그들이 지녔던 상징성이 해를 입은 것”이라며 “SM과 소속 아티스트들을 수호하다시피 해온 팬들을 위한 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번 인수 방식을 “폭력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SNS에 “SM 3.0 발표. 과격하게 다가왔을 수 있다. 하지만 고질적인 병폐를 해결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발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기대할 부분이 많았다”며 “지금까지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영을 해왔으면서 하루아침에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운영 구조를 선진화하기 위해 자신이 설립한 회사를 넘기는 총괄 프로듀서나, 이를 ‘대승적 결단’이라 포장하며 품어주는 기업이나 보기 좋은 구조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대격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하이브가 SM을 인수한다면 그야말로 동아시아에서 가장 파워있는 엔터사가 탄생해 산업적 측면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면서도 “반면 디즈니가 폭스를 인수하면서 영화시장의 다양성이 떨어진 것처럼 ‘되는 팀’에만 몰아줘서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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