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지분 14.8% 사들여
공개매수 통해 40% 확보계획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가 됐다. 하이브가 SM 설립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하면서다. 이에 따라 글로벌 무대에서 K-팝을 주도하는 국내 엔터업계에 메가톤급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
하이브는 10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에스엠 주식 352만3420주(지분율 14.8%)를 4228억원에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12만원꼴로, 전일 종가인 9만8500원에 비해 21.8% 높은 가격이다.
하이브가 인수한 에스엠 주식은 창립자인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8.46% 중 일부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잔여 지분에 대해서도 기업 결합 승인시점이나 거래 종료일부터 1년 중 빠른 시점에 매각하는 풋옵션을 부여했다. ▶관련기사 2면
하이브는 또 에스엠 최대주주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자 지분을 40%까지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조만간 공개매수에도 나설 계획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이 전 총괄로부터 산 지분 가격과 같은, 주당 12만원이다.
이날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이 전 SM 총괄 프로듀서는 공동 성명서를 내고 “SM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를 세계 대중음악의 게임체인저로 도약시키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며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선진화에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하이브의 등판시기가 절묘하다고 평가한다. 지금은 이 전 총괄이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지분이 희석될 뿐 아니라 강력한 인수희망자인 카카오가 2대 주주로 올라서 대주주로서 영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그간 SM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카카오, CJ ENM과 함께 잠재적 인수 대상자로 거론돼온 기업이다.
SM의 입장은 강경하다. SM은 이날 오전 이성수·탁영준 공동 대표 등 경영진 25인 명의로 “외부의 모든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이브가 SM 인수전에 전격 참전하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K-컬처를 주도하는 엔터테인먼트업계에 사상 초유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하이브는 세계적인 그룹 BTS를 비롯해 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엔하이픈·뉴진스·르세라핌 등 인기 K-팝 스타들을 보유한 거대 레이블이다. SM 역시 K-팝의 기틀을 닦고 세계로 확산한 주역으로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엑소, NCT, 에스파 등이 소속돼 있다.
하이브는 가요계 후발주자로, BTS라는 대형 그룹을 키웠으나 ‘전통적인 빅3’로 꼽혀온 SM·JYP·YG엔터테인먼트에 비해 ‘K-팝 전통과 유산’이 부재하다는 약점이 있다. 결국 SM은 하이브에 K-팝의 유산과 미래 가치를 모두 가져다줄 회사가 될 수 있다. 하이브와 SM의 결합은 엔터업계를 하이브 중심으로 재편, ‘4강’에서 ‘1강2중’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업계는 본다.
방 하이브 의장과 이 전 SM 총괄 역시 이날 성명서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는 각자 축적한 역량을 종합해 레이블과 플랫폼을 필두로 한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강력한 전략적 시너지를 창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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