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시장이 파월의 말을 오해했다"…줄잇는 연준 인사들 경고의 뜻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위원들이 잇따라 매파 발언에 나섰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가 시장이 기대한 것보다 더 높게 오래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다. 하루 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에 대한 시장의 평가와 상반된 내용이다.

머니투데이

지난해 10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 슈퍼마켓에서 쇼핑객이 물건을 둘러보고 있다./AFPBBNews=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연준 정책위원 4명은 서로 다른 행사에 참석했지만 발신한 메시지는 같았다.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는 환영할 만하지만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은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것.

연준 3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우리는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2% 달성을 위해 수년간 이런 기조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해 말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제시한 5.00~5.25%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경제에서 수요와 공급 불균형을 완화하는 연준의 임무라는 관점에서 매우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4.5~4.75%인 점을 고려할 때 최소 0.5%포인트(p) 추가 인상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는 3월에 0.25%p 추가 금리 인상 이후 금리를 한 번 더 올린다는 계산으로 이어진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아칸소주립대학 연설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과제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긴 싸움이 될 수 있다"며 "금리는 일부가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래 더 높게 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리사 쿡 연준 이사 역시 워싱턴DC의 한 행사에서 "우리는 금리인상을 아직 끝내지 않았다"며 "금리를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경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할 수 있도록 0.25%p씩 작은 보폭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봤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표결권을 가진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보스턴이코노믹클럽에서 "내가 볼 때 우리가 지금까지 단행한 금리인상이 고용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근거는 많지 않은 것 같다"며 기준금리가 5.4% 이상으로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봤다. 현재 경제 상황에서 최종금리가 5.25~5.5%까지 오르는 게 적당하다고 본 것이다.

머니투데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AFPBBNews=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매파적 발언은 파월 연준 의장 연설 하루 만에 나왔다. 파월 의장은 7일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강한 고용시장을 언급하면서 시장 전망보다 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은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둔화를 언급한 데에만 초점을 맞추며 비둘기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연준 정책위원들이 입 모아 긴축 메시지를 강조한 건 시장의 안일한 해석에 경고를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애널리스트는 "이들의 어조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리스크 친화적으로 해석한 시장에 반박하려는 단합된 노력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은 반응했다. 뉴욕증시는 긴축 경계심이 커지면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선 최종금리가 6%에 달할 수 있다는 베팅이 강해졌다. 일부 시장 관측통들은 선물시장에서 매파 포지션이 강해지면 S&P500 지수가 과매수 영역을 가리키는 상황에서 증시 추가 인상을 제한할 것으로 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