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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축의금 1000원 내고 결혼식 뷔페 투어” 신종 빌런에 네티즌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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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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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장이 별로면 1000원, 좀 좋은 곳이면 5000원.”

8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진 글의 일부다. 작성자는 주말마다 모르는 사람의 결혼식에 가서 하객 행세를 하며 뷔페 식사를 하고 온다고 썼다.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지는 않지만, 주말만 되면 결혼식 투어를 한다”며 “웨딩홀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사람들 결혼식장에서 축의금을 내고, 밥을 먹고, 결혼식을 보기도 한다”고 했다.

축의금 봉투에는 적게는 1000원, 많게는 5000원을 넣는다고 했다. 그는 “이름은 그때그때 가명을 사용한다. 모르는 사람의 결혼식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얼마나 갈까. 오래갈까? 내년에 이혼할 것 같기도 하고’ 등의 생각을 한다”며 “결혼식장 투어를 하는 제일 큰 이유는 뷔페”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지난주에 갔던 ○○홀 맛있더라”라며 “여러분들도 (해보는 것) 어떠시냐. 웨딩홀투어, 시간 떼우기도 괜찮고 여러 생각도 들고 그렇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양심이 없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일부 네티즌은 비슷한 피해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저런 사람 제 결혼식 때 걸렸다. 자기 애랑 엄마까지 데리고 밥 먹더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한 5년 전에 서울 모 호텔에서 큰 워크숍을 열었는데 웬 안면 없는 할머니가 와서 밥을 먹고 있더라”고 했다.

결혼식장 등에서 ‘적절한 금액’을 내지 않고 식권만 받아 챙기는 경우 사기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하객 행세를 하며 결혼식장 뷔페 등을 이용했다가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는 적지 않다. 지난해 8월에는 하객 행세를 하며 결혼식장 뷔페를 이용하려다 발각된 한 남성이 1심에서 벌금 1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2021년 12월 서울 서초구의 한 예식장에서 접수대에 앉아있던 신부 측 친척에게 하객이라고 말해 식권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부당하게 식권을 챙긴 것이 예식장 직원에게 발각되자, 직원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손을 깨무는 등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2019년에는 결혼식에 초대받지 않은 여성 2명이 1000원을 축의금으로 내고 식권을 챙겼다가 사기죄로 기소됐다. 이들은 전 직장 동료에게 앙심을 품고, 1000원짜리 한 장을 넣은 축의금 봉투 29개를 내고 3만3000원 상당의 식권 40장을 받아 챙겼다. 축의금 봉투에 1000원이 들어있다는 것을 확인한 혼주 측 친인척들이 현장에서 이들을 붙잡아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1심에서 각각 벌금 200만원, 벌금 100만원에 처해졌다. 이들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축의금으로 1000원을 낸다는 것은 사회 통념상 납득하기 어렵다”며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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