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美 '정찰풍선' 격추에 中 이틀째 반격…"무력 남용, 용납 못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6일 중국 외교부 란팅(藍廳) 정례 브리핑장에 1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가득 찼다. 전날 미군이 격추한 중국의 ‘정찰 위성’을 놓고 송곳 질문과 마오닝 대변인의 공방이 이어졌다. 신경진 특파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은 6일 미군이 ‘정찰 풍선’을 격추한 것을 놓고 무력 남용이라며 이틀째 공세를 이어갔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셰펑(謝鋒)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5일 중국 정부를 대표해 주중 미국대사관 책임자에게 중국의 민간용 무인비행선을 미국이 무력으로 공격한 데 대해 엄정한 교섭을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엄정한 교섭 제기’는 대사 초치 등 공식 항의를 의미하는 외교 용어다.

셰 부부장은 “민간용 비행선에 굳이 무력을 남용한 것은 명백한 과잉 대응이자, 국제법 정신과 국제관례를 엄중히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차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며 중국의 이익과 존엄을 단호하게 수호하고 추가로 필요한 대응을 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외교부 성명과 국방부 대변인 발언에 이어 추가 보복의 문을 열어 놓은 발언이다.

오후에는 외교부 대변인이 공세를 이어갔다. 거의 모든 주베이징 미국 언론사를 포함해 100여 명이 넘는 외신 특파원이 참석해 빈자리가 없는 브리핑장에서 쏟아지는 송곳 공세에도 마오닝(毛寧) 대변인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마오 대변인은 “늘 국제법을 유린하고, 개별 국가의 주권과 영토를 침범한 것은 미국이었음을 역사가 증명한다”면서 “불가항력에 의한 우발적인 사건을 미국이 고의로 과장 왜곡하고 심지어 무력으로 공격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마오 대변인은 또 “비행선 사건이 시험한 것은 미·중 관계의 안정과 개선에 대한 미국의 진정성과 위기를 처리하는 방식”이라며 사태 악화 책임을 미국에 전가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과 마주해 갈등을 원만하게 처리하고, 오해와 오판, 상호 신뢰가 파괴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사태 해결을 위한 미국의 성의를 촉구했다.

중남미에서 발견된 또 다른 정찰 풍선에 대해 마오 대변인은 중국 풍선임을 인정하면서도 민간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관련 무인비행선은 중국에서 간 민간용 성격이자 비행 시험용”이라며 “기후의 영향을 받고 자기 통제 능력에 제한이 있어 예정된 노선을 크게 벗어나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상공에 잘못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3일 장궈타이(莊國泰·62) 중국기상국 국장이 돌연 면직돼 이번 ‘정찰 풍선’ 사건과의 관련성을 놓고 해석이 분분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12월 기상국 당서기에 이어 이듬해 1월 국장에 오른 장궈타이는 지난 1월 이미 간쑤(甘肅)성 정협 주석 및 신임 전국정협 위원에 선출되어 2선 퇴진이 예정된 인물로 전해졌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정찰 풍선’ 사건이 불거지자 예정된 인사를 앞서 단행해 책임을 물은 듯이 미국 측에 보이도록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