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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청보호 침수 원인은…바닥 도색·해수상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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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누수에 운항 강행…신형 선박, 바닥 도색 '왜'

선박 해수 유입로 '해수상자'도 살펴봐야

(신안·목포=연합뉴스) 박철홍 천정인 기자 = 청보호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6일 실종자 9명 중 3명이 선체 내에서 발견되면서 사고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해당 어선은 사고 발생 이전부터 이상 증상이 발견되는 등 사고의 사전 징후를 노출했으나,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운항을 강행하다 사고가 났다.

구조된 선원들의 진술과 선박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청보호 사고 전조와 추정 원인을 되짚어봤다.

연합뉴스

청보호 전복사고 현장서 실종자 수색
[연합뉴스 자료사진]


◇ 1년도 안 된 새 배, 바닥 도색 왜 했나

사고 원인을 추정할만한 상황은 크게 3가지 정도로 ▲ 누수와 급격한 침수 ▲ 5도 기우뚱 운항 ▲ 상시 엔진 이상 등이다.

생존 선원은 "청보호가 평소에도 기관실에서 물이 샜다"며 "사고 당일에도 물이 샜지만 그 양이 많지 않아 운항을 강행했다"고 진술했다.

또 "전복 사고 약 3시간 전 출항 당시, 배가 5도가량 기울어 기관장에게 조치를 부탁했다"며 "배 오른쪽 엔진도 좋지 않은 상태였다"고 했다.

사고 발생 이전 이상 증상이 있었다는 의미로, 누수 정황이 가장 핵심적인 전조로 꼽힌다.

최근 출항 전 선체 하부를 도색했다는 진술도 나왔는데, 진수된 지 1년이 채 안 된 선박을 수리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사항이다.

누수 등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운항을 강행한 이유도 확인해 봐야 한다.

목포해양대학고 항해안전학부 김광수 교수는 "배 밑바닥은 물에 띄워져 있으면 보이지 않는데, 신형 선박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육지로 올려 수리했다는 것은 안전상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수 초기부터 구조적 결함이 있었는지 운항 도중 관리부실이나 사고 발생 등으로 배에 문제가 생긴 탓인지는 인양 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1년도 안 된 새 선박의 바닥을 다시 페인트칠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청보호 실종자 찾기…야간수색
[목포해양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해수 유입로 '해수 상자' 주목

선원들은 기관실 침수가 급격히 이뤄졌다고 하나같이 증언했다.

그러나 급격한 침수가 발생하려면 배 바닥이나 옆면에 눈에 보이는 파공(깨진 구멍)이나 균열이 있어야 한다.

물론 작은 균열도 배 운항 시 진동이나 압력 증가에 따라 급격한 침수로 이어질 수 있지만, 뒤집힌 배 밑바닥을 살펴봤을 때 외관상 파공이나 균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해경 설명이다.

눈에 보이는 파공과 균열이 없다면, 해수가 배로 유입되는 유일한 통로인 '해수 상자(海水箱子·Sea chest)'를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해수 상자는 선박에 설치된 탱크로, 배 밑바닥 흡입구로 해수를 유입해 선박 내부로 공급하는 탱크다.

해수 상자로 유입된 바닷물은 파이프-밸브-펌프 등을 거쳐 엔진 냉각수나, 소화수·청소용수 등으로 활용된다.

파공과 균열이 없는 상태에서 바닷물이 선체 내부로 유입되는 유일한 통로가 해수 상자라는 것이다.

청보호 침수도 해수상자가 열린 채 닫히지 않았거나, 해수 상자에서 이어지는 파이프나 밸브 등에 누수가 발생해 급격한 침수로 이어졌다는 의심도 가능하다.

김 교수는 "해수상자에 문제가 생겼으면 작은 누수가 급격한 침수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선체 인양 후 정밀히 조사해야만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우뚱' 운항이나 한쪽 엔진 고장 등이 사고의 직접 원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구조당국이나 선박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기우뚱' 운항은 통발 등을 한쪽에 쏠려 실었다면 충분히 있을 수 있고, 오른쪽 엔진 고장 정황도 침수와 전복 사고 원인으로는 연관성이 낮다는 시각이다.

실종자 수색에 집중하는 해경 등은 청보호를 인양한 후 CCTV 복원과 선체 정밀 감식을 통해 원인 규명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청보호는 지난 4일 오후 11시 19분께 사고해역에서 침수로 인해 뒤집혀 승선원 12명 중 3명이 구조되고 9명이 실종상태였다.

수중 수색을 통해 실종선원 중 3명은 선내에서 발견됐고, 남은 실종자는 6명이다.

pch80@yna.co.kr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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