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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中 정찰 풍선 놓고 美내부 갈등… 트럼프 “바이든의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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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가에서도 “내부 갈등 부추기려는 중국의도 현실화되나” 우려

공화당 바이든 행정부 비판 수위 끌어 올려

미국 영공을 침범해 비행하다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을 두고 미 전·현직 행정부 인사들이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직전 (트럼프) 행정부 때도 중국 정찰 풍선이 미 영토에 들어선 적이 있다”고 발표하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당시 행정부 인사들이 잇따라 “그런 적 없다”며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워싱턴 정가에선 “(정찰 풍선을 통해) 미 여론을 흔들고 정치적 혼란을 부추기려는 중국 의도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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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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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각)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런 일(정찰 풍선 미 영공 진입)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우리는 즉시 (풍선을) 격추했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군 당국자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의 감시 기구(풍선)는 트럼프 행정부 때 세 차례, 바이든 행정부 때 한 차례 미 대륙에 들어선 적이 있다”고 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가짜 뉴스’”라고도 했다. 정찰 풍선 격추에 일주일이 걸린 것을 두고 ‘뒷북 대응’ 비판이 커지자 전직 행정부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허위 정보’를 발표한 것이란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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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이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하는 모습. /미국 해군연구소 트위터 캡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재임 기간) 이런 풍선 비행은 없었다고 100%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했고,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관련된 문건을 읽은 바 없다”고 했다.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 등은 “(진실 공방에도) 국방부는 전날 브리핑 내용 외에 더는 내용을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늘 그렇듯 국방과 외교 정책에 관해 바이든 행정부는 처음에는 너무 우유부단한 반응을 보였고 (대응도) 너무 늦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주권을 수호하고, 힘의 메시지를 보낼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 마코 루비오 공화당 의원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직무 유기”라고 했다. 공화당은 이번 주 중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해군 함정과 잠수병 등을 동원해 정찰 풍선이 떨어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에서 잔해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중국 정찰 풍선이 텍사스와 플로리다주 주변, 하와이와 괌 상공에도 출몰한 사실이 있다고 이날 의회에 보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한편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우주와 사이버 전자전 등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전략지원부대가 이번 정찰 풍선 운용에 관여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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