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업계 겨냥, 보복 우려해 직접 언급은 피하기로
미국 및 네덜란드와 함께 中 반도체 기업 압박 동참
지난 2021년 3월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던 중국 반도체 전시회(Semicon China).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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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및 네덜란드와 함께 세계 반도체 생산 장비를 장악하고 있는 일본이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및 생산 장비 수출 규제에 동참할 전망이다. 일본은 보복 위협을 감안해 특정 중국 업체를 지목하지 않으면서 이르면 올 봄에 규제를 내놓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5일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올해 봄에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수출 통제 내용이 담긴 개정안을 조만간 발표하고 기업 등의 의견을 모아 올 봄에 규제 강화책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산업성은 일본이 수출한 반도체 생산 장비가 군사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특정 제품이나 기술을 수출할 때 산업성의 허가를 받도록 수출 규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7일 발표에서 미 기업이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와 인공지능(AI) 등에 쓰이는 고성능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막았다. 당시 상무부는 첨단 반도체와 관련 기술이 대량살상무기나 중국군의 군사력 증강, 인권유린에 쓰인다고 주장했다.
2021년 세계 반도체 생산 장비 업체의 매출액 순위를 살펴보면 1위를 차지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와 4위 기업 램리서치는 모두 미국 업체였다. 2위는 네덜란드의 ASML, 3위는 일본의 도쿄일렉트론이었다. 이에 미국은 중국 반도체 산업을 빈틈없이 옥죄기 위해 네덜란드와 일본까지 설득해 반도체 장비 수출을 막을 계획이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지난해 11월 인터뷰에서 "일본과 네덜란드도 (미국의 규제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반도체 제재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바이든은 같은달 17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반도체 수출 규제를 논의했다.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의 실무진은 지난달 27일 미 워싱턴DC에서 실무협의를 열고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에 합의했다.
일본의 2021년 반도체 생산 장비 해외 매출액은 2조9705억엔(약 28조2000억원)이었으며, 그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중국 매출액은 전체의 33%에 달하는 9924억엔(약 9조4000억원)이었다. 도쿄일렉트론은 2021년 4월부터 1년간 매출액의 26%를 중국에 의존했고, 반도체 회로와 관련된 기기 중에는 중국의 매출액 점유율이 90%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
산케이에 의하면 일본 정부는 반도체 장비의 해외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의 보복 가능성을 감안해 중국이나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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