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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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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우크라 군사·재정 지원 밝혔지만…EU 가입엔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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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2일(현지시각)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왼쪽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가 수도 키이우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우크라이나 국기에 서명하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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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단 3주 앞두고 유럽연합(EU) 지도부가 키이우를 방문했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안에 유럽연합(EU)에 가입하고자 하는 뜻을 재차 강조했지만 가입에 속도가 붙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3일(현지시각)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정상회담을 한 뒤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키이우가 유럽연합에 빠르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패스트트랙’ 논의에는 제동을 걸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3일 기자회견에서 “유럽은 우크라이나 깃발이 원래 속한 곳에 다시 세워지는 날까지 우크라이나와 함께 한다”며 지속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500억유로에 달하는 재정·인도·군사적 지원 계획도 밝혔다. 다만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유럽연합) 가입 절차는 성과 기반이다”라면서 신중하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다른 말로 하면, (가입에는) 엄격한 시간표가 없다. 하지만 도달해야만 하는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신속한 유럽연합 가입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 회원국이 될 경우 향후 국가 재건을 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회원국간 자유무역도 가능해진다. 그밖에 유럽연합 회원국 지위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영토’라고 주장하는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한 일종의 방패막이 될 수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날인 2일 저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올해 유럽연합 가입 협상을 시작할 자격이 이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속한 유럽연합 가입 의지를 강조했다. 유럽연합도 지난해 6월 강력한 ‘연대’ 메시지를 내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이 되기 전 단계인 ‘후보국’ 지위에 올린 바 있다.

전쟁 이전엔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에 가입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말 러시아가 침공한 뒤 많은 것이 변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개전 직후인 27일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고, 이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실제 가입이 이뤄지려면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등 유럽연합 지도부가 “도달해야 할 목표”를 강조한 것도 부패 척결 등 개혁을 독려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 회원국이 되려면 재정 적자, 국가 부채 등 거시경제 지표는 물론 투명한 정부, 공정한 선거, 언론·사법부의 독립 등이 보장돼야 한다. 또 환경 보호와 식품 위생 등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법과 제도를 유럽연합이 제시한 기준에 맞춰야 한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에선 대통령실, 국방부, 검찰 등 정부 요직에서 일하는 복수의 고위 관료들이 각종 비리, 부패를 저지른 혐의를 받아 대거 교체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시 상황에서도 부패 관련자들을 대거 교체하는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서방 언론은 대통령이 나서 부패 근절을 강조하고, 이러한 사실이 현지 언론을 통해 처음 보도된 사실 등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의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베를린/ 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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