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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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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후보만 9명…'친윤 vs비윤' 與전당대회 윤심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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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왼쪽), 안철수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각각 당대표 후보 등록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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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새 지도부를 뽑는 3·8 전당대회 대진표가 3일 완성됐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이틀간의 후보 등록을 이날 마감한 결과 대표 후보로는 양강으로 꼽히는 김기현·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윤상현·조경태 의원,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강신업 변호사 등 9명이 등록했다. 4명을 뽑는 최고위원에는 박성중·이만희·이용·조수진·태영호·허은아 의원과 김재원·정미경 전 최고위원,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 등 18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만 45세 미만인 청년최고위원 한 자리를 놓고는 지성호 의원,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이기인 경기도의원, 김영호 변호사 등 무려 11명이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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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내년 4월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하는 지도부를 뽑는 만큼 “후보 난립”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지원자가 많을 뿐 아니라 대표부터 청년최고위원에 이르기까지 ‘친윤 대 비윤’이라는 대결 구도도 선명하다. 반윤 성향의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해 경선 방식을 ‘당원투표 100%’로 바꾼 친윤계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및 기후환경대사에서 해임된 나경원 전 의원을 압박해 지난달 25일 불출마를 이끌어냈다. 그러다 최근 친윤계 주류가 미는 김기현 의원 대신 안철수 의원이 선두를 달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자 지난 2일 안 의원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전 의원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에서 해촉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윤심(尹心) 통할까



이른바 ‘윤심(尹心)’은 이번 당권 경쟁의 최대 화두다. 대통령실은 공식적으론 “중립”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내 친윤계 의원들은 윤심이 김기현 의원에게 있다고 입을 모은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번도 관저 만찬을 하지 못한 안철수 의원과 달리 김기현 의원은 지난해 연말에 두 차례 관저 만찬을 진행한 게 외부로 알려졌다. 당초 저조했던 김 의원의 지지율에 상승세가 붙은 것도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중에서도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 ‘김장 연대’를 형성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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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지난달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배현진 송파을 의원의 신년인사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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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는 윤심이 결정적 변수라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친윤계 핵심 의원은 “국민의힘 당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싸우다가 탄핵까지 간 걸 잘 알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윤심이 있는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지지율 1위가 굳건하던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과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자 지지율이 급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 당내에선 “과도한 윤심 강조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실제 불출마를 택한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이 안 후보 지지로 옮겨가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선 다자 대결뿐 아니라 양자 대결에서도 안 의원이 김 의원을 이기는 결과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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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대표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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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과 안 의원 모두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해 결선 투표 없이 당선되는 걸 목표로 하는 만큼 후보 등록을 전후로 공방은 과열된 양상이다. 나 전 의원의 중도 퇴장 전까지는 안 의원을 향해 별다른 공격을 하지 않던 친윤계는 최근 일제히 안 의원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안 의원이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시절 인사 문제 등으로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하루 동안 직무를 거부했던 일, 안 의원이 국민의당 시절 사비로 당에 빌려줬던 돈의 이자를 국민의힘과 합당한 이후 당에 청구한 일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24시간 잠적”(박수영 의원)이라거나 “이자 청구에 당원들이 분노하고 있다”(이철규 의원)며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급기야 대통령실 참모들은 익명 인터뷰를 통해 “안 의원은 윤심이 아니다”라는 말까지 하고 있다.

그러자 안 의원은 3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당원들께서 최근 집단적인 이전투구에 대해서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말씀들을 하신다”며 “전대가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심팔이 경쟁이 아니라 윤 대통령에게 힘이 되는 윤심 보태기 경쟁을 해야 한다”며 참모들의 ‘윤심’ 발언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 직접하신 말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오후 영등포 당협 당원 간담회에서는 “공천파동이 왜 생기느냐”며 “지금도 계파가 막 준동하는 것을 아실 것”이라고 했다.



당원투표 100% 실험…섣부른 예측 안 된다



이번 경선은 100% 당원투표로 결정된다. 당내 주류인 친윤계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친윤계 내부에서도 “처음 하는 실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측하기가 어려운 흐름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김기현 의원 캠프의 김예령 대변인은 “당원투표만으로 이뤄지는 이번 선거는 완벽한 조직선거”라며 “현역 의원들의 대다수가 김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당원들이 결국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의 지지 성향에 따라 표를 던질 것이라 보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친윤계 의원들과 세를 과시하거나, 광역자치단체장 및 원로들로부터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는 등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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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 선언한 김기현(왼쪽에서 여섯번째) 의원과 장제원(왼쪽에서 네번째) 의원, 배현진 (가운데) 의원이 지난달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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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안철수 캠프의 김영우 선대위원장은 “당협위원장의 마음과 실제 당심은 다르다”고 강조한다. 안 의원은 주로 지역을 다니며 당원들을 직접 만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수도권 당원이 전체의 36%에 달하고, 2030 당원 비중도 17%로 크게 늘었다”며 “막상 개표를 해보면 안 의원에 대한 당원들의 지지가 우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현재 여론조사는 모두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이뤄지지만 지지층과 당원은 엄연히 다르다”며 “여론조사가 당심을 100% 반영한다고 볼 수 없어 결과를 예측하기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준석 전 대표 시절 입당한 50만명 이상의 당원 성향도 오리무중이다. 친윤계는 “정권 교체 열망으로 윤 대통령을 보고 입당한 사람이 대다수”라고 주장하는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이준석을 보고 입당한 사람이 15만명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막강한 원외 경쟁력…현역 의원 선방할까



1인 2표를 행사하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현역 의원들이 얼마나 지도부에 입성할지도 관심이다. 최고위원 중 현역 의원은 친윤계 핵심인 이용 의원과 박성중·이만희·조수진·태영호 의원 등 범친윤계 4명, 이준석 전 대표가 미는 허은아 의원 등 모두 6명이다.

보통 전당대회 때는 언론 노출 빈도가 높은 현역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현역 프리미엄’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경선엔 원외지만 대중에게 더 알려진 인물도 적지 않다. 김병민 전 비대위원 등 TV 패널로도 자주 얼굴을 비춘 후보들이 대표적이다. 김재원·정미경 전 최고위원은 직전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에 이미 당선되며 경쟁력을 보였다.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등 보수 성향의 유튜버도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친윤계 초선 의원은 “현역 의원이 너무 많이 나와서 자칫 망신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남은 전당대회 일정은?



국민의힘은 후보 등록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진행한 뒤 5일 예비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8~9일 책임당원 60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0일엔 예비경선 진출자를 가린다. 대표 4명, 최고위원 8명, 청년최고위원 4명만이 컷오프 되지 않고 본경선에 진출한다. 다음달 8일 전당대회 당일 발표되는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안 나오면 10~11일 결선 투표를 거쳐 12일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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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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